청정선거 목소리 드높다(불교신문 2009-10-07)   2009-10-30 (금) 06:46
최고관리자   9,364



청정선거 목소리 드높다

총무원장 선거 앞둔 조계종은

제33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정선거를 바라는 종도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드높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금권탈법 선거를 막아 부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진 말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역사상 가장 조용하고 재미없는 선거를 치르자.’ 선거권을 가진 스님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뼈있는 농담이다.
 
 
원로의장 유시…총무원장 담화문 발표
 
‘금권 탈법선거 막아내자’ 분위기 역력
 
전종도 뜻 반영되는 공명선거 여론도
 
 
원로회의 의장 종산스님과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지난달 하순 잇달아 유시와 담화문을 발표하고 청정선거를 당부했다. 원로의장 스님과 총무원장 스님이 공통으로 지적한 것은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바라보는 세간의 서슬파란 눈초리다. 키워드를 정리하면 ‘지난해 범불교도대회를 통해 불교계의 결집된 힘을 만방에 알렸지만 이번 선거가 그 정신에 어긋나는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도리어 사회적 위상이 급격히 약화되리라’는 것이다.
 
<사진>공명선거 실현을 위한 불교단체 모임이 지난 9월30일 개최한 기자회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심경스님은 “금번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 종도뿐만 아니라 사회 일반에서도 관심이 많은 이유는 한국불교와 조계종의 높아진 위상을 반증한다”며 “불가의 정신에 부합하는 여법한 선거문화 정착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의 이목에는 정치권의 그것도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관계 요직으로 등용되면서 다시 주류로 부상한 보수 개신교 계열의 ‘앙심’이다. 최근 국가정보기관에 몸담았던 모 불교계 인사는 “현 정권이 불교계가 걸림돌이 될 것을 대비해 스님들의 비리와 비행을 상당수 수집해 놓은 상태”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여차하면 터트릴 태세라는 전언을 덧붙였다. 진위 여부를 떠나 많은 불자들이 그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만은 사실이다. ‘성시화 운동’으로 대변되는 일방적.저돌적 교세 확장과 연동되는 불교폄하 사건을 거푸 경험한 데서 오는 집단적 공포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릇된 선거로 인해 정권에 감을 잡혀 여론몰이의 희생양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열망이 무르익은 상태다.
 
세간과 출세간을 막론하고 선거를 특히나 볼썽사납게 만드는 것은 표를 담보로 한 돈거래다. 아울러 이는 조직의 부패 정도를 가늠하는 가장 확실한 지표로 인식된다. 결국 불교계를 비난하려는 쪽에선 선거와 관련한 금품과 향응 수수야말로 파괴력 면에서 으뜸인 ‘빌미’다. 최소한 돈을 쓰는 선거는 하지 말자는 현실론이 급속도로 대두된 까닭도 이러한 맥락이다.
 
화엄회 무량회 무차회 보림회 등 중앙종회 내 4개 종책모임은 지난 9월19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선거문화 쇄신을 약속했다. 특히 “관례로 여겨졌던 일체의 여비와 숙식 제공 등 구태한 방식의 선거문화에 동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솔선수범할 것임을 공언했다.
 
이후 화엄회와 무차회는 자체 회의를 열어 여비 일체 거부와 동시에 교구 선거인단의 경우 선거일 당일 오는 22일 아침 투표장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출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선거 당일 상경(上京)’은 사소한 듯 보이지만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선거 며칠 전부터 서울에 체류하는 선거인단은 표심에 애가 타는 후보자들의 금품 살포 표적이 되기 십상이고 곧 혼탁과 과열을 부추기는 주범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중앙종회의원 정범스님은 “승가의 선거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종책모임들의 결의로 이번 선거가 한층 청정하고 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금권탈법 행위가 근절된다면 종단 내 반목이라는 선거 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종책모임들은 지난 9월29일 전 중앙종회의장 자승스님을 단일 후보로 추대하며 “오늘의 합의 추대가 점진적으로 승가의 본 모습인 평등한 공동체, 민주적 공동체를 확대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종단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중진 스님들끼리 서로 단결해 클린선거를 주도하며 잡음과 외풍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화엄회의 한 스님은 “일각의 비판을 예상하면서도 후보 단일화를 결정한 까닭은 또다시 총무원장 선거가 금권과 탈법으로 얼룩진다면 종단의 미래는 없다는 경각심 때문”이라며 “승가의 전통을 살리고 새 시대에 맞는 지도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물론 ‘클린’만이 능사는 아니다. ‘청정선거를 위한 대중결사(이하 청정결사)’ 등 10개 불교계 재야단체는 지난 9월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선거는 전 종도의 뜻이 반영되는 공명정대한 선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교구본사별 선거인단은 종헌종법에 따라 선거로 구성돼야 하지만 대부분 주지 스님들에 의해 사실상 지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후보자 간 공개 종책토론회 등을 제안하며 “사부대중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정한 종책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형식적 청정성을 넘어 내용적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다. 청정결사 의장 진오스님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선거가 끝난 뒤에도 앙금을 남길 수 있다”며 “문중의 이해관계나 개인적 친소관계가 아닌 종책의 적절성과 실현가능성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토대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타종단을 압도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조계종 총무원장은 조계종을 넘어 한국불교의 아이콘이다. 한국불교의 수준이고 미래다. 대다수의 불자들은 ‘맑고도 바른’ 방법으로 한국불교의 새 지도자가 선출되길 기대하고 있다.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불교신문 2564호/ 10월10일자]
2009-10-07 오후 1:44:45 / 송고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원융화쟁회, 불교중흥 위한 닻 올리다(불교신문 2009-10-16) 
<기획>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종책모임 탐방 무차회/보림회 (판판뉴스 200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