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차 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도 의사진행 도중 일부 의원들이 장난 섞인 발언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해 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종회의원 무애 스님은 두 번의 정회 끝에 새로운 종헌 개정안이 상정되자 “종헌 개정안을 처리하는 것보다 공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회한 뒤 오후에 속개하자”고 발언, 진지하게 진행되던 종회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이에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후에 속개될 경우 자칫 성원이 미달될 수 있다”며 “이것만큼은 처리하고 휴회에 들어가자”고 강하게 맞섰다. 특히 주경 스님은 “종헌 개정보다 밥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하는 것은 종회의원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종도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종회의원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선 의원들이 “지금 종헌을 처리할 수 있는 성원이 되느냐”는 ‘시위성 질문’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회의 분위기는 돌이킬 수 없도록 혼란해졌고 결국 점심 식사를 위해 서둘러 퇴장하는 스님들로 성원이 미달되자 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휴회를 선언, 오후에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오후 2시 속개된 회의에서도 일부 의원들의 수준 이하 언행은 줄지 않았다.
회의 시작과 함께 ‘군법사들에 대해서만 독신 규정을 예외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헌 개정안이 상정되자, 영담 스님은 “내 상좌도 군법사로 가 있는데 장가를 못 가게 해야 한다. 빨리 처리하자”며 진지한 종회분위기에 반하는 발언을 터뜨렸다. 심지어 무애 스님은 종헌 개정안 표결처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밀 투표 원칙을 인지하지 못한 듯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자랑하듯 다른 의원들에게 공개하는 등 종도들을 대표하는 종헌 기구의 한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마저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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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회의원 무애 스님이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종회의원들에게 펼져 보이고 있다. |
뿐만 아니라 영담 스님은 투표함에 자신의 투표용지를 넣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한 비구니 종회의원 스님을 향해 “00스님, 한번 봅시다. (투표용지) 좀 까봐요”라는 비상식적 언행을 쏟아내 함께 참석한 종회의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토진 스님은 의사 진행과 전혀 관련 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드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종회에서는 개정안 입법에는 동의를 해놓고 막상 본회의에서는 반대의견을 펼치는 종회의원들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영담, 도공, 정휴 스님 등은 “국법에 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사찰 주지의 경우 총무원장이 이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헌 개정안에 정범 스님과 공동으로 발의했다.
그러나 이날 정작 종회에서 종헌개정안이 상정되자 영담 스님을 비롯해 도공, 정휴 스님 등은 “개정안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해 “개정안에 발의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반대를 하느냐”는 따가운 비판을 들어야 했다.
종광 스님은 “대표 발의해 놓고 막상 본회의에 상정되니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반대를 하려면 차라리 공동 발의자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고 발언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담 스님은 “이 법을 발의할 때는 구체적으로 개정안이 마련되지 않았을 때”라며 “당시 대표발의자가 찾아와 국법에 의해 징계를 받은 주지에 대한 징계절차를 간소화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해 동의를 해줬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종회의원이 개정안에 대한 정확한 취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무작정 동의를 해놓고 본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종회의원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단자정센터 손상훈 정보관리국장은 “중앙종회는 종도들의 공의를 모으는 기구임에도 진지하지 못한 일부 종회의원들로 인해 스스로 그 권위를 허물고 있다”며 “종회의원 스스로가 종헌 기구의 대표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종회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991호 [2009년 03월 18일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