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NGO, 가야산 백제 미소길 지켰다(법보신문 2009-07-13)   2009-07-14 (화)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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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NGO, 가야산 백제 미소길 지켰다
충남도, “시민연대와 관통도로 아닌 생태탐방길 합의” … 불교환경운동 결실
기사등록일 [2009년 07월 13일 11:30 월요일]
 

2년 넘게 수덕사 등 불교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백제불교문화의 보고를 지키고자 반대한 ‘가야산 관통도로’가 차가 다니는 길에서 생명이 숨 쉬는 생태탐방로로 변경 개설된다.

충남도청은 7월 7일 “최근 도청에서 지역 환경단체와 불교계 인사로 이뤄진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 관계자와 회의를 열고 가야산 생태탐방로 개설에 합의했다”며 “현재 계획 변경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도청은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의 주장을 받아들여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와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를 잇는 왕복 2차로 가야산 관통도로 대신 아스팔트가 없는 길이 10.06km, 폭 5m 규모의 생태탐방로를 개설할 방침이다. 대신 도청은 교통 소통의 필요를 위해 국도 49호선과 지방도 609호, 618호선 등 기존 도로의 선형을 개량해 활용하며, 국토해양부에 사업비 변경신청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 착공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생태탐방로의 명칭도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가 명명한 ‘백제의 미소길’이 그대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 같은 도청 결정에는 조계종 제7교구본사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옹산) 등 불교계와 지역민들의 30개월에 걸친 노력에서 비롯됐다.

2004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충남 서해안 일원 955㎢를 ‘내포문화권 특정지역’으로 지정, 2014년까지 총 1조 505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으로 내포문화권 개발 계획이 수립됐다. 전체 46개 사업 중 하나인 가야산 관통도로는 총 10km의 왕복 2차선으로 2008년까지 4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예정이었다.

가야산 관통도로는 서산 마애삼존불을 지나 수덕사로 이어지며 백제 천년의 미소가 살아있는 국보 제84호 마애삼존불 등 문화재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돼 지역의 큰 반발을 샀다.
이에 2007년 3월 13일 수덕사, 개심사, 일락사 등 가야산 소재 사찰들과 지역 주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를 발족, 가야산 백제문화 수호 활동을 전개했다. 2007년 3월 개심사 주지 선광, 보원사 주지 정범, 일락사 주지 삼서 스님은 무기한 천막 기도정진을 시작했고, 문화한마당을 개최하기도 했다.

곧이어 불교계가 전면적으로 환경과 문화 수호에 동참했다. 수덕사는 백제불교 성지 서산 가야산 개발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조계종 중앙종회와 중앙신도회, 불교환경연대 등도 각각 성명을 내고 가야산 관통도로 건설 중단과 가야산 생태환경과 문화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촉구했었다.

특히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는 2007년 5월부터 시민들과 가야사터와 보원사터를 잇는 길을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시민들이 몸소 체험하게 했으며, 2008년부터는 덕숭총림 수덕사 제방에서 안거 중인 수좌 스님들까지 동참하며 생태탐방로를 제안하면서 결국 백제의 미소길로 일컬어지는 가야산 관통도로 일대를 지켜낸 것이다.

도청의 이번 결정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지자체 간 갈등을 모범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가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생태탐방로라는 대안을 제시했고, 도청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생태탐방로 협상에 직접 참여한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 이지훈 도로팀장은 “도청의 결정은 백제문화와 그곳에 깃들어 있는 생명들을 보존하겠다는 아름다운 선택”이라며 “민과 관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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