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군종특별교구 출범 4주년 성과와 과제(법보신문, 2009-06-15)   2009-06-19 (금)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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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군종특별교구 출범 4주년 성과와 과제
군포교 구심점 마련 … 인프라 구축은 ‘걸음마’
기사등록일 [2009년 06월 15일 15:10 월요일]
 

군종특별교구의 출항은 포교 불모지였던 군포교 진영을 정비하고 더불어 군승 정체성 확립의 단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교구 출범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군승 파송 37년만에 종단차원에서 종합적인 군포교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군불교에 대한 구심점을 만들었다는데 있다. 4년 간 군종교구를 이끌어 온 일면 스님이 7월 25일자로 퇴임함에 따라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는 군포교 현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는 제2기 군종특별교구 출범에 앞서 군종교구가 일군 그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


4년간 73억원 예산 확보…14개 군법당 신축
양질 군승확보…천태·진각종 군승파송 과제

 
2005년 9월 28일 서울 용산 국방회관에서 열린 교구장 진산식에서 前 포교원장 도영 스님이 초대 교구장 일면 스님에게 군종교구旗를 전달하고 있다.

군종특별교구의 출범은 전국에 흩어져 있던 군 사찰을 교구라는 편제에 묶고 군포교 업무를 교구종무행정 체제에 편입해 조직화·시스템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써 그간 군법사와 종단 간 벌어졌던 이견을 좁히고 소속감을 고취해 군 일선에서 활동하는 군법사들로 하여금 전법제자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특히 출범 당시 제시했던 ‘군포교 비젼 21’의 핵심 과제인 △군포교 자체 역량 강화 △전불교적 지원시스템 확충 △조직적인 군포교 시스템 확립 △군포교 정책수립 및 시행 등을 통해 포교의 사각지대였던 군포교 전반에 걸쳐 사부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는 데 군종교구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군종교구는 군 현장에서 고단한 군생활에 지친 장병들에 안식처가 됨으로써 올바른 인생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에서 그 존립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불교의 생명이 전법에 있듯 군종교구는 군불자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교구 출범 이후 군장병의 수계인원은 대폭 늘었다. 군종교구에 따르면 수계장병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06년에는 3만4000여 명, 이듬해에는 4만여 명으로 늘었으며 작년에만 8만7000여 명이 증가해 전 해와 비교했을 때 두배 이상 수치가 늘었다.

이밖에도 군포교의 전진기지인 군 사찰 건립과 종교시설 현대화를 꾀한 결과 14개 군사찰을 신축하고 노후된 46개의 군법당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혀 차세대 불자 군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신행심을 높였다. 이같은 결과는 군포교 지원금이 대폭 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간 종단 지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군포교 예산이 군불교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지만 군종교구가 상설기구화 됨으로써 군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한 사부대중의 뜻을 지속적으로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소액 후원 프로그램 ‘만인동참’ 사업은 일반 불자들의 동참을 높이는 한편 불교계에 군포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만인동참 후원자 3163명(2009년 4월 30일 기준)이 동참, 8억 2000여 만원을 군포교 후원금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이 같은 결과 총 73억여원의 군포교 예산이 마련됐다.

하지만 이런 양적 성장이 가져다 준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날선 비판도 적지 않다. 군장병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교육 프로그램 부재가 단적인 예다. 군포교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장병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인연을 통해 군에 와서야 처음으로 불교를 만나게 되지만 이들을 사로잡을 제대로 된 포교 프로그램과 사후관리가 없으면 전역 후에 쉽게 불자의 연을 놓을 확률이 높다”며 “진정한 불자로 만들기 위한 내실다지기와 종단 차원의 사후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력·장비 등 군포교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외형적 성장만 추구한 결과 내실을 기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일례로 젊은 장병의 취향에 맞는 양질의 방편없이 의례와 법문이 진행돼 시간 때우는데만 급급한 형식적인 법회가 진행되고 있는 군법당이 많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천 지역 한 군법사는 “마이크 시설이나 영상 시설 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법당이 아직도 많이 있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군포교를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법회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과 인프라 구축을 우선 과제로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종단 안팎에서 군포교 침체의 원인이 종단의 포교이념 부재와 군법당의 재정자립 실패, 군법사의 의식과 소명감 부족에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군포교 인프라 부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종단이 군포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군불교의 발전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일선 군법사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밖에도 군종교구가 앞으로 군포교 전진기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군법사 정체성 확립과 군종교구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종단과 군법사들 간에 일체감을 조성해 종단 정체성을 바탕으로 군포교 정책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군법사를 역임한 조계종 종회의원 정범 스님은 “군포교의 첨병인 군승의 사기를 높이고 지위와 역할에 대한 위상 확립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종단 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는 물론 종단 복귀문제를 비롯한 전역 후의 대책 수립도 종단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군불교에 맞는 포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본래의 목적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호응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군 사찰의 사례를 발굴·정리해 이를 전국 군법당에 보급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군불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밖에도 재정 안정, 지속적인 군불자 양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차기 군종교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군승 독신 예외 조항이 삭제되면서 장기 복무자에 대한 종단 차원의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한다. 또한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비구니스님 및 천태·진각종 군승파송 문제도 용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최승현 기자 trollss@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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