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승 비구화 의미와 전망 (불교신문 2009-04-21)   2009-04-17 (금)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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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구 독신화’로 종단 내 위상 제고

군승 비구화 의미와 전망


군승 결혼을 허용하는 종헌이 폐지돼 군포교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1968년 군승파견, 1981년 군승 결혼허용, 2005년 군종특별교구 출범에 이어 또 한번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군승비구화가 몰고 올 긍정적 전망과 함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결혼을 둘러싼 역사와 함께 살펴보았다.



‘진급갈등’ 사라지는 등 긍정변화 기대

장기복무자 줄고 ‘책임감 결여’ 우려돼



규모가 크고 신도가 많은 모 군 법당에는 한 가지 불문율이 있다. 이 불문율은 군 고위 장성 출신 신도들이 만들었다. 독신 비구승만 주지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령 고참이나 중령이 맡는 군단급 법당이면서도 위관이 주지를 맡는다. 독신으로 있다가 결혼을 하면 은근한 압력이 가해진다.

독신과 비독신에 대한 대우는 확실히 다르다. 기혼자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독신자를 우대하는 것이다. 독신을 유지하면 스님으로 대접한다. 신도들은 독신으로 있는 법사가 결혼하는 것을 원치 않고 더러 적극적으로 만류한다.

<사진> 지난해 군승의날 40주년 기념식에 모인 군승들. 군승비구화로 군포교는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계룡대 호국사 주지 남장 김갑영(중령)법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법랍 30년에 이른 비구승인 남장스님을 대하는 불자 장성과 그 가족들의 대우는 남다르다. 기혼자인 한 후배 법사는 “ ‘스님’ ‘스님’ 하며 감싸고 따르는 모습이 우리들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군승의 독신 비구승화는 앞으로 군내에서 많은 긍정적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위 사례처럼 군승들의 위상이 향상될 것이다. 독신승이라는 단 하나 이유만으로도 군지휘관들은 군승을 보는 눈과 대접이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이는 군 포교나 군후원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군법사들의 은사나 도반이 결혼 후 인연을 끊어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해당 본사 스님들의 지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인 병폐로 남은 진급관련 갈등은 일제히 사라질 것이다. 오히려 이제부터는 장기 복무자를 찾는데 고심해야할지 모른다. 진급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것은 기혼자들이 전역 후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었는데 이 문제가 일거에 해결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군승들의 인사와 진급에서 종단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톨릭은 군 신부 인사를 전적으로 군종교구가 행사한다.

결혼 허용이 철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점은 수급관계이지만 이는 사실 큰 타격이 없다는 것이 군법사들의 견해다. 문제는 수급관계가 아니라 장기복무자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사회적 추세를 반영해 군승들의 결혼 연령대도 높아져 보통 30대 중후반에 결혼을 한다. 대학입학 후 군승으로 임관 해 최대 6년을 보낸다 해도 30대 초반이기 때문에 최근 결혼 적령기에 못 미치는 나이다. 결혼을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군승 복무를 망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산중으로 다시 돌아가는 법사들 대부분은 의무 복무만 마친 위관 계급이다. 원오스님을 뺀 6~7명에 이르는 지난해 전역자가 모두 위관이었다. 지난해 발족한 예비역군승모임에 등록한 비구승들도 대부분 단기복무자들이다.

요즘 군법사들은 장기 복무가 결정되거나 장기를 결심한 뒤 결혼을 한다. 앞으로는 장기복무자들 역시 결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 신청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우선 비구승들에게 장기 복무는 큰 혜택이 없다. 승납 20년에 이르는 군승이 소령이나 중령계급을 달고 군법당에서 장병들과 씨름할 때 종단에 남은 도반은 중앙종회의원을 하거나 사찰 주지를 맡아 어른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한 고참 군법사는 “일찍 전역한 후배 법사가 종단 국장을 맡거나 주요 사찰 주지스님이 되어 ‘모모 법사’ 하며 재가자 대접할 때 내가 왜 여기 있나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따라서 장기 복무자에 대해 종단 차원의 대책이 수립돼야할 것이다. 가령 가톨릭처럼 장기 복무자를 지정하는 방안 등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군승 복무자에 대해 사찰 주지 보장 등 혜택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책임감 결여도 제기한다. 언제든지 산문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군 생활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영관급법사는 “산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후배법사들 중에는 야단치면 곧 갈 테니 내버려 두라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군 안팎을 떠들썩하게 했던 몇몇 사건의 당사자가 비구출신이라는 점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책임감 결여는 비구 여부가 아니라 개인적 품성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원자도 당분간 감소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독신비구승으로 자격이 강화되면서 후보생제도는 의미가 없고 앞으로 요원으로 전원 대체될 것이 확실하다. 종단 차원에서 가톨릭처럼 강제로 지정하지 않는 한 요원 충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천태·진각종 군종장교 편입문제는…

천태·진각종의 군종장교 편입 요구가 다른 각도의 논의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구승으로 국한했기 때문에 두 종단이 기존에 요구한 군종교구 편입 필요성과 종단협 차원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범스님 등이 제안한, 두 종단이 원불교처럼 ‘신흥불교’로 편입해 진입하는 방식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논리는 가톨릭 개신교처럼 불교도 독신 비구승인 조계종과 다른 불교종단으로 나누자는 방안이다.



비구니 스님 군종장교 편입은…

비구니 스님들의 군종장교 편입도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비구니 스님 진입 건은 군내에서도 긍정적 입장인데다 종단과 군종교구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군입대후 결혼을 우려한 일부 원로 비구스님들의 반대가 유일한 걸림돌이었는데 결혼을 불허하는 종헌 개정으로 이 우려가 불식됐기 때문이다.



향후 보완책은…

가장 큰 과제는 군승들의 종단 내 위상과 권한을 복원하는 데 있다. 현재 군종교구특별법에서는 군승들의 참정권을 제한하고 교구에 배당하는 종회의원도 할당하지 않고 있다.

사실 이 조항은 종헌에 위배된다. 종헌이 개정돼 권리 제한 조치 해제도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인다. 군승 결혼 허용 폐지에 앞장섰던 주경스님은 이와 관련 “당연히 참정권을 비롯한 모든 기본권을 회복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범스님도 얼마 전 열린 본지 주최 좌담회에서 “참정권을 회복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단 차원의 지원과 관심도 예전보다 많이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스님들과 구분이 모두 사라져 이제 종단과 완전한 일체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불교신문 2511호/ 3월25일자]

2009-03-21 오전 10:29:38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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