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이 길은 더 이상 가야산 관통도로 예정지가 아닙니다. 이 길은 ‘백제 미소의 길’입니다.”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는 5월 26일 가야산 관통도로 건립 구간에서 ‘가야산 숲속 걷기명상’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생태(eco)’와 ‘문화(culture)’가 중심이 된 새로운 개념의 가야산 개발 계획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스님과 재가자, 일반시민 등 참석자 300여명은 이날 자동차를 이용한 눈요기 관관이 아닌 자연의 일부분으로 오감을 통해 가야산의 역사와 문화, 환경을 체험했다.

행사는 ‘백제 미소의 길’ 선포로 시작됐다. 동참자 300여명은 난개발로 시름하는 가야산의 고통을 함께 나누듯 ‘가야산지키기 대장군’과 ‘백제미소의길 여장군’ 장승 2구를 함께 짊어지고 남연군묘부터 관통도로 시작지점까지 200여 미터를 이동했다. 참석자들의 도움으로 장승을 설치한 가야산연대는 “더 이상 이곳은 가야산 관통도로의 시작점이 아니다”며 “이제부터는 ‘백제 미소의 길’로 명명한다”고 선언했다. 300여명의 동참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가야산연대의 선언에 동의하며 골프장, 송전철탑, 관통도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야산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했다.
가야산연대 집행위원장 정범 스님은 “백제 미소의 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할 대자연의 일부”라며 “이 길이 차가 아닌 사람이 다니는 길로 계속 남을 수 있도록 가연산연대에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원시의 자연을 간직한 가야산의 초여름 정취를 오감으로 느끼며 천막법당이 설치된 으름재마루까지 걷기명상이 시작됐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마가 스님의 지도에 따라 묵언하며 지난날에 대한 참회와 앞으로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가 스님은 “지금의 나 자신에 만족한다면 지금처럼 살면 되지만 더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행동을 바꿔야 한다”며 “행복을 위해서는 원이 필요하고, 그 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부드러운 말, 진실한 마음, 성 안내는 얼굴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천막법당에 도착한 동참자들은 원시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가야산의 매력에 흠뻑 취한 듯 “가야산 숲속 길을 한 번이라도 걸어본 사람이라면 이 곳을 자동차가 다니는 포장도로 만들자고 못할 것”이라며 “가야산 숲 속 길은 반드시 자동차가 아닌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보존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서산=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904호 [2007-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