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활발한 절터 발굴, 무엇을 위한 것인가(불교신문 2006-04-14)   2008-10-30 (목)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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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활발한 절터 발굴, 무엇을 위한 것인가

“관광용보다 복원 위한 조사돼야”


문화재연구소.각 지자체 적극 사업추진

‘단순보존.정비 목적 이벤트성’ 우려 높아


사진설명: 부여 군수리 사지 목탑지 심초석 노출광경.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주도하는 사지(寺址) 발굴조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 10일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사지는 모두 7곳으로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신라.백제.가야문화권 발굴조사의 일부다.

문화권 발굴 사업 중 현재 조사가 가장 활발한 곳은 백제문화권이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충남 서산 보원사지(사적 제316호) 발굴조사를 3월21일 시작한데 이어 부여 군수리사지(사적 제44호) 4차 조사를 지난 4일 착수했다. 부여 왕흥사지(사적 제427호)에 대해서도 지난 6일부터 7차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군수리사지는 전형적인 백제사찰의 가람구조를 보여주는 곳으로 발굴 당시 석조여래좌상(보물 제329호)과 금동미륵보살입상(보물 제330호)등 유물이 출토된 중요한 사적지다.

그러나 일제시대인 1935년 발굴조사 이후 70년간 방치되다가 2005년 부여군의 의뢰로 정밀조사가 시작됐다. 부여군이 2003년부터 실시한 ‘백제문화권개발사업’의 일환이기도 한 군수리사지는 발굴.정비사업을 거쳐 보존된다. 〈삼국사기〉에 백제 법왕2년(600년)에 창건되고 무왕35년(634년)에 조성됐다고 기록돼 있는 왕흥사지는 2000년부터 6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첫 삽을 든 보원사지 발굴은 금당지와 5층 석탑 주변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12년간 이어진다. 이밖에 문화재청은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백제 문화권 내 폐사지 종합학술조사를 벌여 부여 일대의 관음사지, 밤골사지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신라문화권의 핵심인 경주지역도 발굴조사가 한창이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현재 경주 남산 천룡사지 배수로 구간 일부 확인조사를 비롯해 전(傳) 인용사지 발굴과 분황사 주변지역을 발굴하고 있다. 경주남산 보존.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남산지구에 속해 있는 인용사지는 〈삼국유사〉에 674년 당(唐)에 인질로 잡힌 김인문(金仁問)을 위해 창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사찰. 정확한 사역과 성격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2년 11월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향후 유적의 보존.정비의 기초자료 및 학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솔거가 그린 관음보살상 벽화가 있다는 분황사지는 1990년부터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또 1996년 12월부터 3개월간 조사를 벌인 천룡사지 삼층석탑 주변에 배수로 설치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화재로 전소된 낙산사 발굴조사도 빼놓을 수 없다. 문화재연구소 측은 “오는 5월까지 원통보전 조사를 마치고, 주변지역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문화재연구소는 전국 곳곳에 방치돼 있던 폐사지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연구소와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하는 발굴조사가 복원이 아닌 정비수준에만 머무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여홍기 계장은 “부여시가 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지발굴사업 중 복원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없으며, 보존관리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문화관광사업과 연계해 발굴설명회와 체험행사 등 이벤트 수준에 그치는 것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관련해 조계종 총무국장 정범스님은 “서산시의 보원사지 발굴이 복원보다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총무원 문화국장 혜조스님도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 2220호/ 4월15일자]
2006-04-14 오후 10:35:31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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