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단일화, 왜 필요한가 (불교신문 2006-01-21)   2008-10-30 (목)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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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단일화, 왜 필요한가

“종단서 일괄제작 보급해야”

“업자들 때문에 종단 정체성 늦출 수 없어” 무승적자 악용 방지 등 부수효과도 많아 종단이 가사를 제작 보급하는 방안에 대해 왜 승복업자들이 ‘생계권’을 내새워 반대하는 것일까. 키워드는 ‘가사 불사’에 있다. 부처님이 입멸에 들면서 남긴 유일한 유품은 가사와 발우. 이후 이 두 물품은 수행자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2600여 년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가사의 상징성으로 인해 많은 사찰에서는 윤달이 든 해에 가사불사를 진행한다. 가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적 기술이 요구돼 대부분 승복업자들이 제작한다. 전남의 한 사찰의 경우 1995년부터 10년간에 걸쳐 7000벌의 가사를 제작한 바 있다. 이렇게 제작된 가사는 사미(니)계를 수지한 출가자와 여러 스님들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종단이 원단을 자체 제작해 가사를 보급한다면, 원단을 구할 수 없는 일반 업자들은 가사불사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부산의 한 승복업체 대표는 “올해 윤달 가사불사를 앞두고 이미 확보한 원단을 모두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원단을 독점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다. 원단을 구입할 수 있게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지가 원단공장, 매매업체 등을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사 한 벌을 제작하는데 드는 원단값은 최대 2~5만원 정도. 서울 광장시장에서 20여 년째 원단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업자에 따르면 “승복 원단의 경우 소재에 따른 편차가 크지만, 가사 원단은 평균 한마에 4000~6000원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사 제작에 많은 손이 가는 점을 이유로 시중에서는 30만원선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즉 100벌 단위로 주문되는 가사불사를 수주했을 경우 승복업자는 상당기간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게 된다. 승복 제작법을 배운 적이 있다는 강선정(35, 경남 함양)씨는 “승납 10년 이상 된 대덕 스님들이 수하는 15조 가사 한 벌을 제작하는데 3~4일 정도가 소요된다”며 “전문가의 경우 한 벌 제작에 2일 정도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또 사미계를 받은 예비스님에게 지급되는 만의가사는 시간이 훨씬 덜 걸린다고 밝혔다. 승복업자들은 생계를 위해 가사원단 보급을 주장하는 반면, 조계종은 종단 정체성과 관련된 가사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사를 시중에서 유통하게 하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이에 따른 폐해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승적이 없는 자가 조계종 가사를 구입해 길거리 탁발을 하는 등으로 인해 불교의 위상을 떨어트리고 있다. 무엇보다 가사를 구입하는 것은 불교의 교리와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계종 총무국장 정범스님은 “출가하면 은사스님으로부터 발우와 가사를 물려받는 전통이 승가에 이어지고 있다”며 “가사를 돈으로 구입하는 것에 대해 스님 대부분이 반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종단에서 통일된 색상과 문양을 바탕으로 가사를 일괄 제작, 지급하려는 것에 대해 많은 스님들은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다. 조계종이 2004년 전국 1319명의 스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종단에서 제작 후 일괄지급’ 방식이 79.2%에 이른 점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충남 당진 용암사 주지 현정스님은 “출가하면 종단에서 가사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가사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점은 둘째치더라도, 종단관과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가사 의제 규정 조계종 법계위원회 산하 의제실무연구회(회장 종진스님)가 마련한 안에 따르면 승랍 40년 이상인 대종사의 경우 25조 가사를 수하며, 종사(승랍 25년 이상)는 19조, 대덕(승랍 10년 이상)은 15조, 중덕(승랍 10년 이상)은 9조, 견덕(승랍 10년 미만)은 7조 가사를 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무원은 향후 가사와 더불어 법계에 따른 휘장을 개발, 품계에 맞춰 보급할 계획이다. ◇ 통일의 필요성 가사 통일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962년 자운ㆍ성철스님이 조계종 가사를 제작하면서부터 강조해온 사항이다. 이는 〈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1969, 가산문고)에 수록된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논문에서는 “불제비구 육물도(六物圖, 수행자의 징표를 그린 그림)에 가사는 도복(道服), 출세복(出世服), 법의(法衣), 복전의(福田衣) 등으로 열거하고 있다” 〈현우경〉 사자품에 따르면 “차량의자(此梁衣者, 가사를 입은 자)는 과거 미래 현재인 삼세성인의 표상이라 하였다”는 등 가사의 중요성을 경전에 근거해 밝히고 있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또 “가사와 장삼은 법복인 만큼 천도 좋아야 하며, 색깔도 어느 정도 밝은 것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하루속히 실현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바”라며 가사 통일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불교신문 2198호/ 1월25일자]
2006-01-21 오전 10:08:33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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