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개인명의 재산의 사후 등에 따른 종단 출연에 관한 령''의 올바른 시행을 위한 토론회가 19일 열렸다.
승려 개인명의 재산의 사후 등에 따른 종단 출연에 관한 령의 올바른 시행을 위한 제2차 토론회가 오늘(4월19일) 오후2시부터 4시40분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총무원 총무국장 종민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오늘 토론회 개회식에는 토론자와 방청객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스님이 시행령 가운데 주요 변경 사항을 중심으로 발제했으며, 이어 현각스님(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이 사회로 시행령과 관련된 의견을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토론에 참석한 스님은 다음과 같다. 정범스님(중앙종회의원), 법선스님(법규위원), 성산스님(선원대표), 금봉스님(선원대표), 보각스님(중앙승가대 교수), 정휴스님(전국비구니회 사회국장), 우관스님(전국비구니회 섭외국장).
오늘 토론회에 참석한 스님들은 시행령의 입법취지와 제도에는 대부분 공감을 표시했으며, △기금운영위원회 위원 보완 △출가수행자의 자존감 유지 △홍보 확대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선(先) 승가복지와 노후보장 후(後) 시행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2시간40분간의 열띤 토론 끝에 참석자들은 “승려개인명의 재산의 사후 등에 따른 종단 출연에 관련 령에 대해선 스님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제도”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총무원 차원에서 일부 시행령을 보완해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했다.
다음은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영담스님(총무원 총무부장) =
시행령의 주요 변경사항이 있다. 우선 종령 명칭을 ‘승려 사유재산의 종단 출연에 관한 령’에서 ‘승려 개인명의 재산의 사후 등에 따른 종단 출연에 관한 령’으로 변경했다. 이는 사유재산이라는 표현의 정서적 거부감을 해소하고, 종단 출연 시점을 사후(死後) 등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 두 번째는 수증자의 범위를 종단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유지재단, 재적본사, 종단등록 재직 및 거주사찰, 종단 관장하의 법인으로 확대했다. 단 승려 개인과 개인의 유증은 인정하지 않는다.
세 번째는 유언장 등 집행범위를 축소했다. 환속 조항을 삭제하여 종단에서 스님들을 일부러 징계하고 재산을 뺏어간다는 우려를 해소키로 했다. 네 번째는 집행권자를 총무부장에서 총무원장(대한불교조계종 유지재단 이사장)으로 변경했다. 다섯 번째는 기금운영 절차를 종단(유지재단)에서 교구본사, 사찰, 법인으로 바꾸었다. 이는 해당 수증자가 승가복지와 승려 교육 기금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취지를 갖고 있다. 여섯 번째는 기금운영위원회를 총무원에서 교구본사, 사찰, 법인으로 변경하여, 해당 수증자가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기금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현각스님(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 =
지난 1차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원칙에는 찬성한다는 것이다. 지난 토론회에서 나온 몇 가지 제안에 대해 총무원이 수용하여 수정 보완했다. 령의 명칭이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오늘도 좋은 의견이 나오면 그것을 참고하여 종단에서 최종 내용을 수립할 것으로 본다. 오늘 토론회에서 다루는 시행령은 법(法)이 아니고, 령(令)읻. 이미 승려법에 정해져 있는 것을 시행하기 위한 령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토론에 임해주길 바란다.
보각스님(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이런 문제를 지금 거론하는 것에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을 갖는다. 벌써 시작돼야 하는 제도인데, 아쉬움과 다행이라는 생각을 동시에 갖는다. 주위에 있는 몇 분에게 의견 물어 보았다. 거의 대부분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살아오면서 느낀 종단에 대한 불신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줘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원칙은 공감하지만 종단에서 하는 일은 잘 믿지 못하겠다는 분이 많은 것 같다. 그 같은 불신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집행권자에 대한 문제인데, 기금이 종단에 귀속됐을 때 투명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금위원회가 별도로 만들어져야 한다. 일정기간 동안 집행부와 상관없이 기금을 운영할 수 있는 독립위원회를 만들면 종단에 대한 불신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과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분도 기금위원회에 참석해야 한다. 또 위원회는 총무원 집행부의 임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별도로 보장된 기구가 돼야 한다. 종단의 정치적 행보와 같이 하지 않는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면적으로 강력히 반대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많은데, 그것은 종단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이며, 이를 불식시키는 것 필요가 있다. 종도들이 흔쾌히 같이 하려면 신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기금운영위원회 구성 고민해야 한다.
승려개인재산의 사후 종단 출연은 벌써 이뤄졌어야 하는 일이다. 이번 제도가 반드시 성공해서 삼보정재가 한 푼이라도 망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출가할 때부터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삼보정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출가해서 얻어지는 모든 것에 대해 관리하는 노력은 인정되지만, 삼보정재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가끔 절을 지으면, 개인적 소유라는 생각 갖는 분들이 일부 있다. 이런 것을 교육 통해서 불식시켜야 한다.
영담스님 =
수증자 범위를 확대했다. 그리고 종단 관장하의 법인은 복지법인, 학교법인, 등 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수증자가 증여했으면 직접 운영위원회 통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본인이 관장하는 법인에 운영위원회를 꾸릴 수 있고, 거주사찰에서도 운영위원회를 만들 수 있다.
현각스님 =
보각스님이 제안한 문제 가운데 두 가지는 해소된 것으로 생각된다. 수증자의 범위 가운데 있는 ‘종단 관장하의 법인’에는 종단에서 인정한 법인에 속한 학교가 당연히 들어간다. 다만 여지가 있는 것은 지방에서 스님들이 세운 복지법인을 ‘종단 관장하의 법인’으로 인정할 것인가이다. 이 부분은 추후 더 토론할 문제로 본다.
법선스님(법규위원) =
시행령을 운영하는 방안은 모든 것이 결정된 다음에 해도 된다고 본다. 소통
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도 원칙을 떠나 승가의 현실 직시할 필요가 있다. 출가한지 30년 또는 40년이 넘은 스님들이 거주 공간은 매우 열악하다.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승려구성원의 재산을 출연하라고 하니, 많은 오해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내용적으로 볼 때는 굉장히 좋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 사항이지만, 좋은 법을 실천하기 전에 좀더 출가인의 복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한 두곳이라도 시범케이스가 있어야 한다. 노후복지의 시스템을 제시 한 다음에 이런 안이 나왔으면, 많은 구성원이 박수로서 수희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승가복지 부분 특히 노후보장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한 다음에 이런 시스템 운영했으면 좋겠다.
현각스님 = 승려복지 제도나 여건이 성숙된 다음에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말씀인데, 그 부분은 이미 몇 차례 이야기 된 것이고, 이제는 시행령 가운데 몇 조 몇 항을 수정해야 되는지 구체적인 말씀을 해줬으면 한다.
영담스님 = 노후복지에 대해 많이 말씀하시는데, 천주교의 복지제도와는 다르다. 신부나 수녀는 이동질서가 확실하지만, 스님들은 그렇지 못하다. 노후복지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이다. 의료복지와 관련돼서는 종단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노후와 관련된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다. 복지 문제를 시행한다면 이 두 가지 외에 다른 것이 있겠는가. 복지에 있어서는 거주의 복지와 의료의 복지가 있다. 일반적인 의료보험은 요즘은 동(洞)에서 다하고 있어 해당이 안 된다. 다만 큰 병이 걸렸을 때는 종단에서 하지만, 거주의 문제는 스님의 이동질서와 관련되어 어려운 부분이 있다.
법선스님(법규위원) = 최소한 종사급 이상이 되면 이동질서가 많지 않다. 일정한 장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승려법에 의해 문제점을 지적하려면 많은 역반응 우려된다. 이런 것을 구체적으로 종도들에게 확실하게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도들에게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노후에 이 정도는 대접 받고 살 수 있구나 할 때 모든 것을 다 받쳐 즐거운 마음으로 수희동참 의식이 생길 수 있다.
우관스님(전국비구니회 섭외국장) = 원칙과 입법 취지는 진즉에 출가하면서부터 시행 돼야 할 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너무나 자유롭게 개개인의 삶을 살았는데, 령이 발표되다 보니, 곳곳에서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 (시행령의) 이론에 있어서는 거의 완벽할 정도이다. 의견을 말씀 드리면, 어느 곳에서나 복지의 정책은 있으나 실행은 없다. 취지나 원칙은 좋은데, 만약에 모델케이스를 만들어 종도들 위해 이렇게 복지정책과 교육을 한다는 것이 먼저 구현이 된다면 전혀 반대의견이 있을 수 없다.
정휴스님(전국비구니회 사회국장) = 1차 공청회 결과를 갖고 (전국비구니회) 임원회의를 통해서 공유했다. 시행령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가졌고, 제방 스님들이 갖는 오해를 풀어드리고,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
자는 회장스님 말씀도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홍보와 설득 과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령에 대해서 반감을 형성하는 것은 대부분 노후복지와 의료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서 오는 것이다. 종합하면 대부분 의견이 첫째는 종단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 두 번째는 그렇게 되었을 때 기증한 재원이 정말 바르고 투명하고 지속적으로 잘 사용될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이다. 그 부분들만 종단에서 명확하고 투명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하면 공감할 것 같다. 시행 시간에 있어서는 한꺼번에 다 속도전처럼 결과를 내기 보다는, 1차는 희망자, 2차는 공직(소임자), 3차 법납순 등으로 단계적으로 시행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서 종단에서는 현실적으로 스님들이 요구하는 복지와 의료 문제에 대해 대책을 세우면 스님들이 동감할 것 같다.
성산스님(선원대표) = 현 집행부에서 많은 종도스님 위해 물심양면 애쓰는데 심심한 감사드린다. 시행령에 관해서 많이 애쓰신 총무부장 노고에 감
사드린다. 먼저 토론할 때 나온 내용을 시정했다고 하는데, 몇 가지 안 된 것이 있다. 유언장 문제에 있어 선원 스님들은 무엇인가 문제인가 들어보면, 수행자는 언제든지 죽을 각오로 사는 분이 많다. 출가해서 목숨과 인생 받쳐서 사는 분이 대다수인데, 갑자기 종단에서 유언장, 더구나 사인증여계약서를 첨부한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니 불쾌하게 여긴다. 가진 것 없이 재정을 버리고 사는 스님들이 마지막에 남기고 싶은 것은 임종게도 있고 후학에 대한 당부말씀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퇴색되고, 마치 모든 승려가 재산을 갖고 있는 것 같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점에 대해 기분이 나쁜 것이다. 청정하게 사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수행자라면 신업과 구업 지키는 것 기본이고 의업도 있다.
이사가 둘이 아니고, 생사가 둘이 아니고, 모든 종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전국선원수좌회) 대표스님들이 총무원장을 면담하셨고, 청원서를 제출했다. 살아서 당당하게 재산을 공개하고, 헌납해서 명예롭게 재산조사를 받고, 돌아가실 때는 명예롭게 해 줘여야 한다.
금봉스님(선원대표) =
먼저 스님들의 복지 안정 해주시고, 그 후에 유언장을 쓴다면 누가 반대하는가. 현재 유언장과 사인증여계약서에는 문제 많다.
속가로 유실되는 것을 방지한다면 복지 정책을 실행에 옮긴 후 점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10년 20년이 되어도 종단에서 쉴만한 곳을 마련해주지 않고, 객실도 없는 상황에서 개인명의 재산을 출연하라는 유언장을 강요하면 어찌 올바른 법인가. 먼저 복지를 안정적으로 실행한다면 전 종도가 동참할 것이고, 유언장은 그 이후에 하면 될 것이다.
정범스님(중앙종회의원) = 이 시행령의 모법인 승려법을 중앙종회에서 통과시킬때는 종회의원이나 본사주지가 최고 반발할 것 같다고 여겨, (종회의원들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없으신 선원의 스님들이 불쾌하게 생각하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되고 당혹스럽다. 재산은 사회법의 적용을 받는다. 최소한의 장치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독신제도를 택하고 있는데, 유언장이라도 제대로 써놓으면 갑자기 돌아가실 때 삼보정재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법의 취지와 내용을 잘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영담스님 =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종정예하가 하실 것이다. 주지 임명장을 받는 스님들부터 하고 있고, 26일 원로회의 때는 원로스님들 다 하신다고 했다. 정범스님이 말씀했듯이 출가해서 생긴 것은 정재이니, 속가로 (재산이) 가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성산스님 = 선원에 있는 스님들이 가장 환영할 부분인데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냐면, 가장 깨끗한 분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스님들 가운데 공부한 분이 많다. 그분들의 자존감이 유언장으로 무너져 버린다. 넓은 공간에서 많은 스님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또 해야 한다. 반발하는 분도 동참시켜, 비판적인 여론도 수렴하길 건의한다.
영담스님 = 대구에서 반대성명서를 발표한 분들도 참석해라고 했는데 오지 않았다.
우관스님 = 개인이 갖고 있는 재산이 속가로 가면 제일 문제이다. 토론하는 자체가 사실은 별 의미가 없다. 긍정적으로 이해시키면 수긍할 부분이 많다. 많은 스님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다. 종단 차원에서 다시 한번 많은 이해를 시키면서 제도가 실행되야 할 것 같다. 입법취지나 원칙에는 어긋남이 있는게 아니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순수하게 종단 차원에서 교육과 복지를 위해 쓰여지기를 다시 한번 부탁하고 싶다.
보각스님 = 스님들 존엄성은 스님들이 지켜야 한다. 종단법이 사회법보다 우선되야 한다. 민법 이전에 종법이 우선되야 한다.
영담스님 = 수도권 봉선사 용주사 등 근처에 스님들이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사인증여계약서도 받지 않고, 유언장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현각스님 = 종법이 우선되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법이 우선되기 때문에, 이같은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법선스님 =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 그러나 소통이 막혔다. 형이상학적인 부분에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유언장까지 쓰라고 하는 것을 민감하게 생각한다. 이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토론의 장 만들어야 한다. 총론에는 반대할 이유 없다.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만들어 달라.
현각스님= 명칭에 사후가 들어가 사전에 영향 없고, 유언장으로 통합했고, 출연범위를 넓혔다는 것을 말씀 드린다.
<기사 이어집니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
사진 김형주 기자 cooljooo@ibulgy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