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승 결혼 금지 그 후, '종단 참정권 부여' 목소리 고저(불교신문 2009-12-12)   2009-12-16 (수)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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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 참정권 부여’ 목소리 고조

군승 결혼 금지 그 후



지난 41주년 군승의 날에 모인 군승들. 군승들의 참정권을 부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군승들의 결혼을 허용하는 종헌 조항이 폐지된 지 9개월이 됐지만 아직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결산 종회에서 군승들의 결혼을 허용하는 종헌이 제정 30여 년만에 전격적으로 폐지돼 군승과 일반 스님들이 똑같은 ‘독신 비구’ 신분을 갖췄지만 후속 법개정이 안돼 신분상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총무원장 본사주지등 선거권 막혀

후속법 보완 내년 결산종회에 기대

가장 큰 제약은 참정권 제한이다. 종법에서 승려법 제33조는 ‘승려는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지며 종무직에 취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군종교구특별법은 군승들은 이 33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제한 규정을 두었다. 선거권, 피선거권 모두 제한 받고 있는 셈이다. 스님들이 투표를 통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권한이 총무원장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선출권이다. 구족계를 수지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종회의원 본사주지 선거에 나갈 수있다. 교구에는 2석의 종회의원과 10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다.

이 모든 권한이 막혀있다. 이유는 결혼한 군승들이 많다는데 있었다. 그런데 군승 결혼 조항이 철폐된 마당에 여전히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군승들 중에는 구족계를 수지하고 독신을 유지하는 ‘비구’들이 많다. 계룡대 호국사 남장 김갑영 법사는 본사 주지도 가능한 법납 25년이 넘은 독신 비구다. 올해 불교 언론대상을 수상한 ‘출가 그 후 10년’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지용 구윤호 법사를 비롯 위관급 법사 중에는 10년 미만 구족계 수지자들이 5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언제든지 군복에서 승복으로 갈아입으면 일반 스님들과 다름 없지만 철저히 ‘법사’라는 이름으로 차별받고 있다. 종헌 개정 이후 후속 법령 보완 미비로 인해 해당 본사 주지 선거, 총무원장 선거인단 선거 등에서 모두 소외 받았다.

종단이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는 종단의 관심 부족 때문이다. 군승은 설령 비구라 해도 잘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9개월이 다 되도록 관련 법을 보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한 영관급 군승은 “몇 해 전 본사 스님이 밥을 사겠다고 해서 왠일인가 해서 갔다가 선거 때문인 것을 알았다. 내가 군종교구법에 의해 선거권이 없다고 하자 그 스님 표정이 바뀌면서 밥만 먹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선거권 피선거권이 없다 보니 본사와 종단 도반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그 여파가 법 개정을 지지부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법개정 작업이 지지부진 하자 구족계를 수지하고 독신으로 있는 위관급 군승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몇몇 군승들 사이에서는 종단에 청원을 넣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도 오갔었다. 결혼이 금지되면서 위관급 군승 대부분은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고민 끝에 여자 친구와 이별을 택한 군승을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자식이 결혼할 까 늘 노심초사했던 한 군승의 부모는 결혼 금지 종헌 개정 후 만세를 부르고 한시름 놓았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됐었다.

군승들이 이처럼 변화한 환경에 따라 적극 준비를 하는 반면 권리를 찾아주기 위한 종단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종헌 개정을 주도했던 중앙종회의원 주경스님과 정범스님(군종교구 총무국장)이 중심이 돼 지난 번 임시중앙종회에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총무분과위원회에 계류돼 심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군승들의 참정권 부여다. 정범스님은 “군승 사기를 진작하고 종단과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해 반드시 군승들의 권한을 회복해야한다는 것이 법 개정 취지”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내년 결산 종회에서 다룰 여지가 크다. 선거권 부여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앙종회의원 2석과 총무원장 선거인단 10명 배정 여부다. 같은 교구인데다 구족계 수지자 수가 작은 본사 규모를 능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당연히 모든 권리를 부여해야한다는 의견과 군승들이 해당 본사에서 선거권을 행사하고 교구 차원의 권한은 제한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군승들의 권한 부여로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종단과 스님들의 군포교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군승들이 법개정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점이다. 한 위관급 군승은 “독신 조항 폐지 후 벌써 본사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종회의원을 배정받고 총무원장 선거인단 까지 확보하면 본사들이 너 나 없이 군포교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불교신문 2583호/ 12월16일자]

2009-12-12 오전 11:14:16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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