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해종 행위자가 주지직을 계속 유지하는 악법은 고쳐야 한다.”(종광 스님)
“금고형 이상을 받았다고 무조건 주지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총무원장의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영담 스님)
3월 18일 오전 속개한 조계종 제180차 임시 중앙종회가 첫 안건인 종헌 개정안을 두고 시작부터 종회의원들 간에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정범 스님을 비롯해 56명의 종회의원들은 “사찰의 주지가 국법에 의해 금고형 이상을 선고 받을 경우 총무원장은 직권으로 주지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종헌 개정안을 상정했다.
그러자 개정안에 동의 서명을 한 바 있는 영담 스님은 돌연 “개정안은 자칫 총무원장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며 “가령 교통사고에 의해 금고형을 받을 수 있고, 사찰 불사를 위해 교부금을 달라고 하는 과정에서도 금고형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면 총무원장이 권력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정적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개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보인 스님은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적 청렴을 요구하고 있다”며 “교통사고를 저질렀든, 각종 불사로 국법을 위반했다면 도덕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종광 스님도 “이 개정안이 발의될 당시 모 교구본사 주지 스님이 국법에 의해 실형을 받고 구속이 됐음에도 주지직을 유지함으로써 불교계가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았다”며 “이 같은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개정안이 상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이 법안을 제출할 때 동의를 했던 스님들이 나서서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일단 종헌을 개정하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종법을 일부 개정해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휴, 도공, 영담 스님 등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종헌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제기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결국 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종헌 개정안과 관련한 발의자와 토론자가 협의를 진행하라며 정회를 선언했다.
그러나 속개된 회의에서 발의자 정범 스님은 논란이 있는 부분에 대해 일부 수정, 종헌 개정 수정안을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키로 했다고 밝히며너 논란은 마무리 됐다.
이에 대해 종광 스님은 신상 발언을 통해 “종헌 개정안이 다음 회기로 이월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중앙종회는 법을 만드는 기관이다. 그럼 누구보다 법을 준수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스님은 이어 “마치 불사를 하면 국법을 어겨도 된다고 보는 것인지, 국법을 어기지 않으면 불사를 못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바람직한 불사는 국법을 준수하면서 하는 것이지, 불사를 위해서라면 국법을 어겨도 된다는 인식은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종회는 이어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을 비롯해 호계원장, 호계위원, 법규위원, 중앙선거관리위원, 소청심사위원도 불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종헌 48조 개정안을 상정, 투표 끝에 통과시켰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