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원하지 대학생 원하는 게 아니다” (불교닷컴 2010-12-13)   2010-12-13 (월)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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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원하지 대학생 원하는 게 아니다”

원순 스님 조계종 승가교육개편 ‘쓴소리’
“표준금강경 어렵고 복잡해 문제 많다”

 

<금강경오가해해설의 육조스님 금강경>을 최근 출간한 원순 스님(송광사 인월암)이 조계종 승가교육개혁에 쓴 소리를 뱉었다.

원순 스님은 8일 <금강경오가해해설의 육조스님 금강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바깥사람들은 ‘스님’을 원하지 ‘대학생’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승가교육의 경쟁력은 ‘내전(內典)’에 있다”고 지적하고 “스님들은 수행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불교를 이해해 바깥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순 스님은 승가교육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승가교육이 ‘세상과의 소통’을 주로 강조하면서 출가자들이 가져야 할 전통적인 인식보다는 사회 사람들이 요구하는 인식을 갖추는 데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보탰다.

“승가교육은 일반 대학의 교육이 아니다”

특히 원순 스님은 승가교육은 일반대학의 교육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님은 에둘러 표현했지만 승가교육의 경쟁력은 일반대학의 커리큘럼을 흉내낸 교과과정에서 나오지 않는 다고 보았다.

원순 스님은 2001년 조계종 교육원 교재편찬위원장 시절 직위를 사퇴한 배경을 예로 들며 승가교육에서의 한문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기본교육기관에서 수학하는 학인들 외에도 학인들을 가르치는 ‘강사(교수)’ 스님들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원순 스님은 “스님들의 교육경쟁력은 내전에서 나와야 한다. 그동안 잘못 가르친 게 문제지, 내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사 스님들 그동안 제대로 교육 못해 자업자득”

원순 스님은 원전 번역의 중요성과 강사 스님들의 교육 강화도 무문했다. 스님은 “한 승가대학의 강사 스님이 한글번역을 보면 한문을 공부 안한다면서 한문으로 강의했지만, 한글번역을 보면서 가르친 후 한문을 다시 학인들에게 가르치니 굉장히 쉽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한글 번역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하더라”면서 무조건 한문으로 가르치지 말고 제대로 된 번역본을 통해 한문까지 쉽게 이해시키는 것이 좋다는 방법론을 펼쳤다.

“2001년 교재편찬위원장 당시 <서장>을 번역할 때 10파트로 나눠 번역을 했지만 ‘탄허 스님’ 번역본을 손질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논강을 통해 확실히 알아서 번역하자고 했더니 시간이 없고, 강사 권위가 떨어진다며 원문을 그대로 놔두고 주석을 달아두자고 하더라. 원문을 이해하고 주를 붙여야 한다고 했더니, 두어 달 후에 외주를 줘서 번역해 왔더라. 그래서 사퇴했다”

“한문 모르고 강의해 학인들에 의미 전달 안돼”

스님은 “한문으로 교육을 해도 한글 번역을 통해 이해되고 나서 하면 쉬워진다”면서 “기본교육기관 강의가 학인들에게 전달이 안돼는 것은 한문을 모르고 강의하는 데 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특히 평소 소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역량 있는 분들이 강사를 맡아 강의를 해야 종단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서 “조계종이 강원을 운영하지만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 지 철저히 반성하고, 학인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강주나 강사는 사표를 써야 한다”고 강사 스님들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원순 스님은 교육원의 승가교육 개혁에 강사 스님들이 나서서 문제를 지적하지 못하는 것은 “강사 스님들도 현재의 개혁 작업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그런 교육(제대로 된 교육)을 보여주지 못한 게 문제여서 말을 못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교육 못해) 할 말 없으니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교육원 교과과정이 세속을 따라가고 강사 스님들이 힘이 없어 말도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문은 우리글, 천년 응축 문화 응용해야”

원순 스님은 “한문을 놓아버리고 내전을 놓아버리고 기존 대학들처럼 교육을 하게 되면 우리가 바깥사람들하고 경쟁력이 있겠느냐”면서 “한문은 우리글이나 마찬가지다. 스님들은 한문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천 년 이상 응축된 문화이기 때문에 이걸로 풀어서 응용을 해야지 덮어놓고 바깥에서 경전을 번역해 이해하려고 한다면 출발이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스님은 ‘교육원의 개혁은 스님을 대학생으로 만들려는 것 같다’면서 “강원은 수행을 바탕으로 한 내전교육이 우선이고, 바깥사람들이 스님들에게 원하는 게 늘 그것이다. 대학생을 원하는 것은 아니잖은가”라고 지적했다.

   

원순 스님은 <금강경오가해해설의 육조스님 금강경> 출간 이유에 대해 “지난해 조계종 표준금강경이 10만권 이상 팔렸다고 한다. 하지만 금강경이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 졌다면 문제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시대에 맞는 번역의 중요성을 들었다.

원순 스님의 <표준금강경>의 문제제기는 사실 종단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조계종 <표준 금강경>은 6인의 금강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편찬실무위원회가 2년여의 학술연찬을 통해 완성한 것으로, 한문본과 한글 번역본이 합본으로 되어 있으며, 용도에 따라 독송본과 주석본으로 발간되었다.

하지만 <표준금강경>은 일반인들이 ‘독송’하기에 편할 뿐 그 의미를 깊이 새기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그래서 종립승가대학원장 지안 스님이 <조계종 표준 금강경 바로읽기>를 곧이어 펴냈다.

“표준금강경 어려워지고 복잡해져 문제”

<조계종 표준 금강경 바로읽기>는 현대적 감각에 맞는 문장으로 금강경을 재번역하여 이해하기 쉽고, 독송하기 쉬운 한글 금강경 번역본의 표준을 제시하는 데 목표를 뒀다. 또한 좀 더 나아가 표준 금강경의 내용을 깊이 음미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대한불교조계종 종립 승가대학원장 지안 스님이 표준 금강경을 한 단락씩 읽어가며 설명한 금강경 해설서이다.

지안 스님은 <조계종 표준 금강경 바로읽기> 서문에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교육원에서 새로 번역한 것은 시대에 따라 언어의 감각도 변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경전을 읽도록 독자들의 새로운 구미를 맞추자는 뜻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조계종 표준금강경은 구마라집의 한문본 원문만 번역하여 독송용으로 읽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좀더 경의 내용을 깊이 음미하고 이해하는 데는 원문 해설서나 강의본이 있었으면 하는 독자들의 요청이 있어 조계종 출판사에서 해설서를 간행하기로 하고 청탁해와 썼다”고 적고 있다.

이는 금강경편찬실무위원회에서 수차례 회의를 통해 완성된 공동번역물인 <조계종 표준금강경>이지만 경의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종단이 직영하는 출판사 측이 인정하고 이에 대한 해설서의 필요성을 구체화했다는 것이어서 표준금강경이 완전한 번역물이 아님을 드러내고 있다.

“번역은 현대어로 의미 전달해야 한다”

원순 스님은 한문경전의 번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용어를 현대어로 써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기존 책들을 보면 옛날식이다. 요즘 사람들은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님은 <금강경> 야부송의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의 기존 번역은 ‘고요한 밤 긴하늘 달 하나가 외롭다’이지만, ‘장천’은 긴 하늘이 아니라, ‘텅빈 하늘’로 번역하는 게 더 의미가 통한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또 ‘고’는 독야청청하 듯 달 하나만 하늘에 떠있다는 것으로 누구나 쉽게 뚜렷이 볼 수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정야장천일월고(靜夜長天一月孤)’를 “고요한 밤 텅빈 하늘 밝은 달이 두리둥실”로 해석했다.

원순 스님은 “조계종에서 표준금강경 내 작년에 10만부가 나갔다고 한다. 표준금강경을 봐서 도움을 받으면 좋은 데, 표준금강경을 보고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 졌다는 말이 나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그런 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많이 읽는 상근기 사람들에게는 내용을 이해하게 만든 책이지만, 많이 안 읽지 않는 하근기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되는 책”이라고 비판했다.

원순 스님은 <표준금강경> 번역의 문제를 ‘사상(四相)’에 대한 해석을 대표로 들었다.
<표준금강경> ‘대승정종분’에는 아상(我相)을 자아가 있다는 관념, 인상(人相)은 개아가 있다는 관념, 중생상(衆生相)은중생이 있다는 관념, 수자상(壽者相)은영혼이 있다는 관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원순 스님은 “표준이라고 해서 한문원전을 갖다 놓고 번역을 했는데 원전의 뜻을 충분히 살려냈지만, 분위기에 따라 내용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원전 번역할 때 한문본 가지고 번역하면 한문본과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표준금강경은 범어를 참조하면서 아상 인상을 자아의 개념, 개아(個我)의 개념으로 해석한 것 같다”고 보았다.

“이해 안되는 용어로 번역하면 경전 이해 못해”

스님은 이어 “구마라집이 <금강경>을 한문으로 번역할 때 ‘아상’ ‘인상’이라고 번역한 것은 당시 사람들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용어였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 용어로 번역하기 때문에 경전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아상(我相)는 나라는 모습에 깁착하는 것이며, 인상(人相)은 남이라는 모습에 집착하는 것, 중생상(衆生相)은 나와 남이 어물려 중생이라는 모습을 만들어 집착하는 것, 수자상(壽者相)은 이같은 모습이 영원할 것이라고 기득권을 지키려고 집착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원순 스님은 또 <금강경> ‘응화비진분’의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을 “집착하는 모든 현실 꿈과 같으며”라고 번역했다. 스님은 ‘유위법’을 중생의 법으로 설명하는 데 이해가 잘안된다고 지적하면서 “중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집착이다. 유위법은 대상경계에 집착하는 것이어서 결국 일체유위법은 집착하는 모든 현실로 번역하는 게 더 의미가 통한다”고 했다.

“조계종은 상근기 사람들만 모여 큰 법문만 오간다”

스님은 “불교 책 번역돼 나온 것을 보면 요즘사람들이 이해할 책은 10%도 안될 것”이라며 “<표준금강경>도 읽어도 읽어도 뜻을 모르겠다고 한다. 조계종은 상근기의 사람들만 모여서 큰 법문만 오고가는 모양이다”이라고 비꼬았다.
스님은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금강경오가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번역 작업을 한 것”이라며 내년까지 <금강경오가해>를 모두 6권의 책으로 분리 번역 출간하겠다고 했다.

<금강경오가해설의>는 금강경 원문에 규봉종밀, 육조혜능, 부대사, 야부도천, 예장종경의 다섯 분의 해설을 함허득통이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놓은 것으로, 모두 여섯 스님의 금강경 뜻풀이가 들어 있는 책이다.

<금강경오가해해설의 육조스님 금강경>은 기존 번역사와는 달리 ‘제목’부터 다르다. 보통 <금강경> 첫 시작인 ‘법회인유분’을 법회가 열리 게 된 이유라고 해석하지 않고, “기원정사에서 법회가 열리던 날”로,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은 “장로 수보리가 법을 청하다” 등으로 제시해 제목만 봐도 각 분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님은 “보통 한자를 풀어 제목을 삼는 데 내용과 연결이 되지 않아, 각 분의 키포인트를 한문과 연계해 대의를 제목을 뽑았다”면서 “제목만 잘 챙겨도 내용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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