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재산ㆍ문화재 관리부실"-순천시 "관리권 내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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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고종 선암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관리인 순천시가 월권과 독선운영을 하고 있다"며 수익내역 공개와 성보박물관 운영권 반환 등을 촉구했다. | 전남 순천 선암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태고종 선암사측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관리인인 순천시가 월권을 행사하고 문화재관리 역시 허술하게 하고 있다"며 책임을 묻고 나섰다. 이에 대해 순천시는 "선암사 재산관리권을 포기하겠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관리인 임명 해제를 요청했다.
"관리 허술" 지적에 관리권 해지 요구
순천 선암사는 조계종과 태고종이 소유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분쟁사찰'로 재산 등기는 조계종이, 실제 점유는 태고종이 하고 있다. 1970년 당시 문화공보부가 순천시를 선암사 재산관리인으로 임명해 지금까지 40여 년 간 선암사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
선암사 관리권 논란은 최근 한 시의원이 "선암사 입장료 등 수익금 10억여 원을 시 예산으로 편입하지 않고 별도장부로 관리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선암사측 역시 순천시의 관리행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태고종 선암사측은 13일 오후1시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시가 재산관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월권과 독선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는 선암사 주지 경담스님과 봉원사 주지 일운스님, 한국문화유산 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선암사 신도회 양말심 회장을 비롯한 사부대중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재산-문화재 현황 파악 않고 유실 잇따라"
선암사가 제기하는 문제는 크게 관리행정과 문화재관리로 나뉜다.
선암사 도월스님은 "순천시가 사찰에 대한 정확한 재산현황을 파악하지 않고 등기상 선암사로 등재된 본사만을 관리함으로써 재산 유실이 일어나고, 문화재관람료와 주차요금 역시 임의대로 사용하면서도 사용내역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암사측은 최근 '문화재관람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순천시는 사찰 입구 매표소에서 주차비와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
또한 선암사는 "순천시가 경내지에 야생차체험관을 조성한 후 등기를 순천시로 함으로써 사찰 재산을 가로챘다"며 즉각적인 등기이전 및 운영권 환원을 요구했다.
경담스님은 "그간 순천시에 수차례 공문과 민원으로 시정을 요청했으나 회피성 답변만 하고 있다"며 "시의 월권으로 인해 탄압받고 있는 선암사의 전통을 계승할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사가 성보박물관장…문화재 방치"
문화재관리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선암사측은 "교회 안수집사인 순천시장이 관례를 무시하고 선암사 성보박물관장을 맡은 이후 문화재 도난과 파손이 잇따르고 보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문 학예사도 없이 일용직 직원으로 수천 점의 문화재를 관리함으로서 보물급 유물들이 방치된 상태"라며 "문화재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하고, 진위여부도 감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평우 소장은 "교회 집사가 성보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하겠느냐"며 "최근 문화재청과 함께 조사를 실시했는데 탱화 안료가 떨어지는 등 성보관리가 매우 부실해 안타까움을 더했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먼저 나서 박물관 관리권을 선암사로 반환토록 요구하는 등 사찰 운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인 지정해제는 책임회피용…끝까지 책임 묻겠다"
도월스님은 "순천시의 재산관리인 지정 해제 요구는 그간의 부실운영에 대한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며 "선암사는 순천시의 독선과 잘못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선암사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순천시측에 △재산관리 수익 일체의 내역 공개 △선암사재산관리현황 파악및 목록 공개 △성보박물관 재물조사 실시 및 운영권 반환 △야생차체험관 등기이전 및 운영권 환원 △문화재관람료 및 주차비 징수 폐지를 요구하고 "만약 수용하지 않는다면 법률적 대응과 대규모 집회 등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시의 관리인 임명 해제 요청을 받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선암사와 순천시, 태고종과 조계종간의 선암사 관리권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