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계의 대표적인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새 회장에 선출된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담임목사)가 ‘처치스테이’ 사업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기총이 7대종교 지도자 모인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 참여하는 것이 타종교와의 화합과 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복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22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는 종교간 대화를 사실상 거부해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봉은사 땅밟기 대구기독교계의 땅밟기, 팔공산 역사문화공원 사업 반대 등 종교편향 및 폄훼 사건들이 빈번하고, 이 같은 사건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불교계의 시각과는 전혀 반대되는 시각을 가진 인물이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 뽑혔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길 목사는 불교계의 성탄축하메시지를 ‘축하’한다고는 했지만, “기독교의 성탄과 불교의 종교를 합리화시켜 같이 연결기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한기총 회장으로서 종교간 대화를 사실상 거부했다.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 회장 선거에 앞서 지난 14일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정책토론회’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유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WCC의 종교다원주의를 절대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길자연 목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1월 12일 WCC회장인 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해 대구성공회 교회가 참여한 기독교총연합회의 불교폄훼를 사과하고 종교간 대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말한 것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논리와 다를 것이 없어 앞으로 종교간 화합과 대화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한기총과 세계교회협의회가 불교계에 서로 다른 입장을 표시한 것이어서 불교계의 종교간 대화 노력이 전 기독계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
길자연 목사는 토론회에서 종교간 대화를 위한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유치를 사실상 반대하면서 “한국교회 신앙의 보수성을 더 강력하게 지향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기독교 우월적 시각과 근본주의 입장을 고수했다. 길자연 목사의 이같은 시각은 단순히 기독교계의 분열과 관련된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길자연 목사는 2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예수님의 마음 부처의 지혜로 살자. 예수의 탄생은 구원과 평화, 고난극복의 상징”이라고 성탄축하메시지를 보낸데 답사를 부탁하는 진행자에게 “기독교의 성탄과 불교의 종교를 합리화시켜 같이 연결기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한기총 회장으로서 종교간 대화를 사실상 거부해 기독교 근본주의적 보수성을 드러냈다.
길목사의 보수성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토론회에서 길 목사는 “용공 내지, 동성애에 대한 허용하는 것 등 한국교회가 믿는 오직 성경 중심의 신앙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교인들에게 계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 목사는 또 “이단은 99% 같은 말을 해도 마지막 한마디가 성경에서 벗어나면 이단”이라고 말해 불교계의 성탄메시지가 기독교 성경과 다른 문구가 있다면 ‘이단’의 목소리일 뿐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2차례에 걸쳐 한기총 회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길 목사는 당시 ‘사립학교법’과 ‘동성애차별금지법’ 등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기독교계 안에서도 기독교의 보수화가 깊어 질 것이라는 우려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봉은사 땅밟기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 막대한 손해”라면서 “무리한 방법을 쓰면 복음을 기다리는 불신자들에게 역효과 난다”고 말했다. 또 7대종교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종지협에 한기총이 참여하는 것은 “기독교 입장을 천명하기 위한 것이며,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의 위상을 높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활동 역시 파행이 우려된다.
현정부가 특정종교 편향적이라는 불교계의 인식에 대해서 길 목사는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정부와 불교의 불편한 관계는 불교와 정부 간에 개별적인 문제”라고 치부했다.
길 목사는 스스로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길 목사느 전국의 천여개 기도원에 ‘처치스테이’를 설치하고 정부로부터 3,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14일 토론회에서 길 목사는 “템플스테이와 대치할 ‘처치스테이’를 만들겠다. 문화관광부와 협의해 5~6년간 3,000억 원 정도의 문하기금을 조성해 불교의 제반 사업을 월등히 뛰어넘는 사업을 하겠다”면서 “얼마 전에도 문광부 종무실장과 협의했다. 이러한 투자를 저부가 하는 것도 무리가 아리라는 것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화관광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처치스테이와 문화기금에 대해 길자연목사와 협의한 바 없고, 만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불교계는 길자연 목사의 말이 전혀 근거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길 목사는 22일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는 “제가 종무실장을 만난 적은 없다”고 말을 뒤바꿨다.
길자연 목사는 “불교의 템플스테이나 기독교의 처치스테이나 다 종교의 다양성 속에서 국민정서에 다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인 템플스테이에 대한 한기총 회장의 인식 수준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길 목사는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에 비판적인 기독교계가 특정종교에 예산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처치스테이 지원을 요구하는 것) 이중적이지 않느냐”는 손석희의 지적에 “불교는 불교정신을 함양해서 국민들에게 유익을 주고 기독교는 역시 기독교 신앙정신을 함양시켜서 국민정서를 순화시키는 것이 우리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길 목사의 이 같은 말은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이 정부예산을 템플스테이에 지원하는 것은 ‘불교포교’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주장과 배치된다. ‘기독교 신앙정신’ 함양을 통한 처치스테이 운영이라면 기독교 선교를 위해 정부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와 같아 앞뒤가 맞지 않는 입장이다.
길 목사의 기독교근본주의 적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4일 토론회에서 “연평도 산상에 10미터짜리 십자가를 세우고, 한국은 기독교 국가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망발을 일삼았다. 길 목사는 또 대구불교도총연맹 결성을 의식 한 듯 “국회의원 절반이 기독교인인데 말 한마디 못한다. 한기총이 적극대처해야 한다. 팔공산도 생기기 전부터 조율해야 한다.”고 말해 불교계의 정책입안을 싹부터 없애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마디로 정부가 전통과 민족문화 지원 명목으로 불교를 지원한 게 문제라는 태도이다.
길목사는 “가만히 있어도 청와대에서 연락오고, 국회서도 온다. 모든 문제를 종합 지휘할 기관을 만들어 전문가, 학자, 대정부변호사, 자금을 댈 기독교 재벌 다 뽑아서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고 해결방향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길 목사는 “대통령이 장로이기에 기독교에 편의 주면 타종교 공격 막을 길 없다. 감수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향해 불교계의 비판에 신경 쓰지 말라고 충고했다. 길 목사는 “한국교회가 살아있기에 복음이 전래된 이래 오늘까지 ‘영적전쟁’은 계속됐다. 그리스도와 사탄의 영적전쟁에서 이런 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데 기독교 진리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길 목사는 또 모든 국회의원 중 절반인 기독교인들과 협의해 국회에 정치선교사를 파송하겠다고도 했다. 한 마디로 정종분리는 남의 일로 여기는 것이다.
개신교, 템플스테이 욕하더니 처치스테이 추진 (법보신문 2010-12-23)
한기총 새 회장 길 목사 “정부에 예산 3000억 협의” 밝혀
“연평도 10m 십자가로 기독교 국가 선포”…종교갈등 우려
‘처치스테이(Church Stay)’로 정부로부터 문화기금 300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한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에 당선돼 향후 길 목사의 행보에 불교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월21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86표 중 125표를 얻어 1년 임기의 제17대 회장에 당선된 길자연 목사는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처치스테이 공약’으로 논란을 빚었었다.
기독교언론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당시 길 목사는 “불교는 템플스테이 만들어 효과적으로 정부 자금 끌어 비즈니스 잘 하는데 방안이 있느냐”는 물음에 ‘처치스테이’로 답했다.
길 목사는 “대한민국에는 기도원만도 1천개가 넘는다”며 “시설을 보완하고 기도원을 통해 기독교 신앙과 올바른 교리에 대해 기도원 원장들과 협력해 처치스테이할 때 한기총 안에 강사들 양육, 파송해 교육하겠다”고 구체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사업비를 정부와 협의했던 사실까지 확실히 밝혔다.
길 목사는 “문광부와 협의해 5~6년 동안 3000억원 정도의 문화기금을 조성해 한기총이 불교의 제반 사역을 월등히 뛰어넘는 사업을 준비하겠다”며 “얼마 전에도 문광부 종무실장과 협의했다. 이런 투자를 정부가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고 정부와 협의 중임을 강조했다.
특히 길 목사는 장관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저는 가만히 있어도 청와대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국회에서도 온다”며 “제가 당선된다면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기관을 만들어 전문가, 학자, 대정부 변호사, 필요한 자금을 댈 수 있는 기독교 재벌들을 다 뽑아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고 넘어가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길 목사의 당시 발언은 템플스테이 예산이 특정종교 포교에 쓰인다며 일방적 비난을 해왔던 개신교계가 ‘처치스테이’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만나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고, 이광선 현 한기총 회장도 “개인 공약일뿐 한기총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사태는 일단락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길 목사가 한기총 대표로서 처치스테이 주장을 현실화할 경우 정부와 불교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시점에서 종교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길 목사는 정책토론회에서 “10m짜리 십자가를 연평도 산상에 세우겠다”며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고, 기독교 국가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한국이 기독교 국가임을 알리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길 목사는 지난 2003년과 2004년에도 한기총 회장을 지냈고 이번 선거에서는 강력한 공약도 쏟아냈다. 한겨레에 의하면 길 목사는 출마 소견서에서 “한기총이 사회와 정부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힘을 결집해야함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내부의 혼란을 조정하고 주일에 행하는 국가고시 철폐운동을 하며, 불교의 템플스테이 운동에 일방적으로 후원하는 정부와 조율해 기독교에 해가 되는 일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길 목사는 내년 1월20일 열리는 제22회 정기총회에서 인준을 받은 후 1년간의 한기총 회장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