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숲 지키는 신장 될 것” (불교포커스 불기2555(2011)-01-18)   2011-01-18 (화)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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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숲 지키는 신장 될 것”

'사찰생태기행'완간한 김재일 대표

8년 전 새만금 개발 반대시위에 참가한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 대표. 거센 바닷바람에 감기가 걸렸는데 며칠이 지나도 낫지 않더니 천식으로 심해져 병원을 향했다. 어이 없게도 그의 폐 속에서 1.3센티미터 암세포가 발견됐다.

김재일 대표가 암투병과 함께 7년간 전국 108개 사찰을 돌며 사찰 주변의 숲과 계곡의 동식물, 토양 등 생태 전반을 모니터링 한 내용을 담은 책 '108 사찰 생태기행' (지성사 펴냄) 시리즈 10권을 완간했다.

한 달에 두 곳, 전국 산사를 누비며 사찰 들머리에서 절 뒷마당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 거기에 기대어 사는 곤충과 새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책은 그 기록의 요약본. 보다 자세한 모니터링 보고서는 별도로 정리해 조계종에 기증했다.

그런 김재일 대표는 머리카락 한 올도 남지 않은 민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채 17일 기자간담회 석상에 나왔다. 이제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삶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항암제는 다 써봤습니다. 담당의사가 ‘이제 더 이상 쓸 항암제가 없다’면서 ‘석달 남았다’고 선고를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했습니다. 이제 한 달이 지났고 두 달이 남았습니다. 내 기분으로는 1년은 버틸 것 같지만 모르겠습니다. 숲에서 평생을 보낸 것이 치유의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7년의 기간이 걸린 108사찰 생태모니터링 보고서 작업을 두고 ‘해방이후 처음’이라고 자평했다.

“1929년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산림 자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한반도 전역의 사찰림을 조사한 보고서를 낸 이후 사찰림에 대한 생태 보고서를 만든 것은 내가 처음”이라며 “운전면허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108개 사찰을 방문해 숙식 등 해당 사찰의 신세를 전혀 지지 않고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주변 생태를 조사해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가 이번에 쓴 책은 건조하다. 미사여구나 현란한 형용사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김대표는 “현재의 숲 상태를 사실 그대로 기록했기 때문에 해당 사찰들이 향후 불사를 진행하는 데 방해가 되거나 생태를 파괴했다는 지적을 받을까 봐 부담스러워 하는 면도 있지만, 머지않아 이런 기록이 사찰 주변의 난개발을 막는 불교계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경북 포항의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김재일 대표는 용인의 중학교에 교사로 부임한 첫해인 1973년 5월 안성 칠장사로 학생들을 인솔해 소풍을 갔다가 한 스님을 만나 대화를 주고받은 뒤 출가를 결심했다.

강원이나 선원에 들어가지 않은 채 5년을 노스님을 시봉하다 세간으로 내려왔지만, 5년의 절집생활에서 배우고 익힌 부처님의 생명사랑은 이후 그가 생태운동에 매진하는 원동력이 됐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숲의 성자이셨습니다. 숲에서 태어나 숲에서 출가하고 깨닫고, 가르치다가 열반하셨습니다. 숲은 단순히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모든 동식물의 집합체입니다. 땅 속의 지렁이도 숲의 구성원입니다. 숲은 모든 생명의 아지트지요. 그래서 불교는 생명의 종교입니다. 불교의 첫번째 계율이 ‘살생하지 말라’입니다. 모든 생명은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태어난 것이니 누구도 함부로 죽일 권리가 없다는 것이지요. ‘사막의 종교’에는 이와 같은 것이 없습니다.”

김대표는 숲을 찾아 명상에 들 쉬운 방법을 소개했다.

“숲에서 눈을 감고 새소리에 집중해 보세요. 새의 이름, 나무와 꽃의 이름을 외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새소리가 사라지만 눈앞의 나무를 보고 걸으세요. 그러고 나서 발걸음의 촉감을 느끼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에 집중합니다. 그러다가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어느 순간 내가 나무가 되고 물이 되고 산이 됩니다.”

김재일 대표는 조계종 총무원에 불교수목원 조성 제안서를 내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찰이 보유한 유휴 산지를 이용해 온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불교수목원을 세우자는 제안으로 김대표가 오랫동안 구상해온 것이다.

“불교수목원, 더 살 수 있다면 만들고 싶은 나의 소망입니다. 다음 사람이라도 실행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제안서를 만들었습니다.”

7년 동안 전국 사찰을 다녀보니 외래종 초본과 목본을 너무 많이 심어 사찰 숲의 식생이 교란되고 파괴된 현장을 보고 우리꽃과 나무를 심어 공급하는 역할을 할 불교수목원을 생각했다. 나아가 치유와 휴양, 교육장 역할을 할 불교수목원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자체에서 수목원을 조성하는 것이 유행이지만 제대로 된 수목원이 아닙니다. 사찰유휴지를 활용해 치유, 휴양, 교육, 숲스테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수목원, 토털 수목원을 만들어야합니다.” 

김대표는 “뜻을 함께 하는 분을 못만났지만 총무원장 스님에게 상세한 제안서를 전했으니 씨앗은 뿌린 셈”이라며 “언제 싹이 틀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한국불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일 대표는 “(시한부)선고를 받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시간을 내어 부처님을 찾아 기도를 올린다고도 했다.

“평생을 살면서 잘못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일이 찾아 참회하지 못하니 참회기도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왕에 머리카락도 없으니 다음에 태어날 땐 스님으로 태어나면 좋겠습니다.” 


사찰의 숲 10권에 수록된 목차 

01 산사의 숲을 거닐다

작가의 말
사찰 생태기행 시리즈를 시작하며
프롤로그

경기 강화 낙가산 보문사 … 바다에서 솟구친 산맥 틈의 신비
경기 고양 북한산 중흥사지와 태고사 … 가을이 주는 자연의 법문
강원 인제 설악산 백담사와 봉정암 … 하늘 구름 사이 절벽 아래 숨은 암자
강원 춘천 오봉산 청평사 … 돌 하나 함부로 놓지 않는 지혜, 인공과 자연이 하나로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 연꽃 봉오리를 꽂은 듯한 아홉 개의 바위 봉우리
충청 예산 덕숭산 수덕사 … 산은 절을 만들고, 절은 산을 만든다
경북 영주 소백산 희방사 … 바람의 산 소백산, 천상의 화원
경북 울진 천축산 불영사 … 가파른 절벽 위 빽빽이 솟은 금강송
전북 무주 덕유산 백련사 … 전란도 피해간 깊은 골짜기, 나무와 숲의 계곡


02 산사의 숲, 침묵으로 노래하다

프롤로그

경기 과천 관악산 연주암 … 불타오르는 화염 모양의 산 정상 위 불꽃
경기 광주 청량산 장경사 … 소나무에 서린 민족의 푸른 정기
경기 안성 서운산 청룡사와 석남사 … 상서로운 산 속의 천년고찰
강원 원주 치악산 구룡사 … 겨울 숲이 전하는 하늘의 소리
충남 공주 계룡산 갑사 … 겨울나무에서 봄나무로
충남 서산 천수만 간월암 … 겨울 철새들의 지상낙원
경남 사천 방장산 다솔사 … 울울창창 소나무가 아름다운 절
경남 통영 미륵산 용화사 … 남해바다 바라보는 용화세계
전남 곡성 동리산 태안사 … 봉황의 전설이 깃든 신비 사찰
전북 김제 모악산 금산사 … 넉넉한 모악산 품에 안긴 미륵신앙 도량
전북 부안 능가산 내소사 … 눈 쌓인 전나무 숲의 고요
제주 제주 한라산 관음사 … 나무와 바위가 뒤엉킨 대자연의 신비


03 산사의 숲, 초록에 젖다

프롤로그

경기 남양주 운악산 봉선사 … 매미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여름
경기 양평 용문산 용문사 … 힘찬 물줄기 속 승천하는 용의 기상
강원 속초 설악산 신흥사 … 대자연의 보고 속에 자리 잡은 신라 고찰
충남 공주 계룡산 동학사 … 산골짜기 사이에 핀 연꽃 같은 사찰
충남 청양 칠갑산 장곡사 … 설움 많던 옛 땅, 자연의 모습 간직한 오늘
대구 팔공산 동화사 … 투명한 햇살 아래 눈부신 초록 향연
경북 예천 용문산 용문사 … 나비처럼 가볍게 바람처럼 살며시
부산 금정산 범어사 … 등나무 군락 속에서 떠올리는 인간의 숙명
전남 구례 지리산 화엄사 … 지리산의 장엄을 장식하는 꽃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 … 바람마저 자유롭게 풀어 주는 울창한 나무들


04 산사의 숲, 바람에 물들다

프롤로그

강원 홍천 공작산 수타사 … 더불어 사는 생명의 공간
강원 동해 두타산 삼화사 … 세상의 모든 뿌리를 적시는 청아한 가을 물소리
충남 부여 부소산 고란사 … 천년의 강 위에 어린 가을빛 산하
충남 논산 반야산 관촉사 … 소박해서 아름다운 사찰
충북 제천 월악산 덕주사 … 속세의 마음을 씻기는 산
경북 문경 희양산 봉암사 … 뭇 생명의 보금자리를 틀어 주는 암봉
경북 안동 천등산 봉정사 … 넉넉한 덕성으로 자연과 세월을 품은 솔숲
경북 상주 노악산 남장사 … 울울창창한 생명의 정토
경남 양산 영축산 통도사 … 바람과 햇살과 새를 불러 모으는 소나무 산
전남 나주 덕룡산 불회사 … 첩첩이 둘러싸인 능선과 수많은 암자의 대장엄
전남 해남 달마산 미황사 … 땅 끝을 지나 바다로 흘러드는 산사


05 산사의 숲, 생명을 품다

프롤로그

경기 파주 고령산 보광사 … 곤줄박이가 맞이하는 활엽수림의 설경
경기 수원 성황산 용주사 … 불운한 아비를 그리는 끝없는 사부곡
강원 철원 화개산 도피안사 … 민통선 안에서도 자유로운 겨울 철새
충남 서산 상왕산 개심사 … 따뜻한 겨울 숲이 품은 소박한 사찰
충남 공주 태화산 마곡사 … 백설과 노송의 푸름이 어우러진 겨울 숲
경북 구미 태조산 도리사 … 천오백 년의 숨결이 깃든 해동 최초의 가람
대구 달성 비슬산 용연사 … 신선의 땅에 앉은 용의 연못
경북 청도 운문산 운문사 … 구름 문 너머 호랑이를 거느린 천년 고찰
경남 울산 가지산 석남사 … 선을 지켜 지혜로운 비구니들의 수행처
전남 장흥 가지산 보림사 … 선불교의 횃불 밝힌 가지산파의 근본 도량
전남 진도 첨찰산 쌍계사 … 난대식물의 보고, 자연 속 박물관


06 산사의 숲, 봄빛에 취하다

프롤로그

인천 강화 정족산 전등사 … 바다와 산이 만나 풀어내는 봄
경기 가평 운악산 현등사 … 해맑은 신록 속에서 찾은 가르침
강원 영월 사자산 법흥사 … 길지에 자리 잡은 꽃과 새들의 절집
경북 영주 봉황산 부석사 …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지혜
경북 경주 남산 보리사 … 천년의 역사와 함께 하는 깊은 산
경남 양산 천성산 내원사 … 산의 높이를 일러 주는 명산
경남 하동 지리산 쌍계사 … 크고 작은 생명의 길을 잇는 산
전북 고창 선운산 선운사 … 붉은 동백나무 숲이 전하는 아름다움
전남 영암 월출산 도갑사 … 계곡의 마심 소리와 함께 오는 봄빛
전남 강진 만덕산 백련사 … 바다 건너온 계절의 만개
전남 해남 두륜산 대흥사 …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산사


07 산사의 숲, 꽃잎으로 열리다

프롤로그

서울 우이동 북한산 도선사 … 풍수의 비조 도선국사가 연 불교 재흥처
경기 안성 칠현산 칠장사 … 후덕한 흙메를 장식하는 봄의 들꽃들
강원 정선 태백산 정암사 … 탄광촌 사찰에 불어오는 검은 봄바람
충북 영동 천태산 영국사 … 기암괴석 골산에 천년의 뿌리 내린 은행나무
경북 의성 등운산 고운사 … 연꽃 위에 구름처럼 앉아 있는 산사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 겨울과 봄의 경계에 선 팔만대장경 보존처
경남 남해 금산 보리암 … 붉은빛 도는 바닷가 바위산의 관음성지
순창 광덕산 강천사 … 수려한 풍광 속에 자리한 천년의 문화유산
전남 장성 백암산 백양사 … 비자나무 푸름 속에 안거한 백제 고찰
전남 영광 불갑산 불갑사 … 백제 불교의 첫 문을 연 천년 고찰
전남 여수 영취산 흥국사 … 진달래 꽃그늘에 잠긴 고려의 선찰


08 산사의 숲, 계곡에 발 담그다

프롤로그

서울 청담동 수도산 봉은사 … 도심 속 천년 사찰의 슬픈 자화상
경기 이천 설봉산 영월암 … 산성에 둘러싸인 암자의 봄과 여름 사이
강원 고성 금강산 건봉사 … 전쟁의 상처 안은 고찰의 여름 끝자락
충남 천안 광덕산 광덕사 … 여름밤을 수놓는 반딧불이의 대향연
경북 봉화 청량산 청량사 … 열두 봉우리 속에 자리 잡은 절집의 여름빛깔
경북 포항 내연산 보경사 … 열두 폭포 물소리에 잠긴 천년 고찰
경북 경주 함월산 기림사 … 한여름 초록에 물든 만파식적의 행로
경북 영천 팔공산 은해사 … 녹음 짙은 태실 수호 사찰의 늦여름
경북 밀양 재약산 표충사 … 생명의 보고 산들늪의 지킴이
전북 무주 적상산 안국사 … 호국사 옛터에 옮겨 앉은 고려의 고찰
전북 남원 지리산 실상사 … 후덕한 어머니 산이 품은 천년 고찰의 초여름


09 산사의 숲, 녹음에 들다

프롤로그

경기 의정부 도봉산 망월사 … 나라의 안녕을 기원했던 신라의 호국 사찰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 … 늘푸른나무 숲이 시자를 서는 불국토의 성지
충북 진천 만뢰산 보탑사 … 연꽃골 연꽃 속에 핀 연화장세계
충남 부여 만수산 무량사 … 아미타불이 상주한 극락의 여름 끝자락
경북 청송 주왕산 대전사 …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사의 늦여름
경북 김천 황악산 직지사 … 관음의 산자락에 안긴 천오백 년 신라 고찰
경북 김천 불령산 수도사 … 심산유곡에 찾아온 초여름의 녹색 향연
경북 경주 토함산 불국사와 석굴암 … 신라 호국 불교의 상징 동악의 늦여름
경남 창원 불모산 성주사 … 성인이 머무는 도심 속의 녹색 섬
전북 진안 마이산 금당사 …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령한 산집
전북 정읍 내장산 내장사 … 숲의 바닷속에 든 백제 고찰의 한여름


10 산사의 숲, 가을을 부르다

작가의 말 _108 사찰생태 기행 시리즈를 끝내며

프롤로그

경기 여주 봉미산 신륵사 … 황룡을 다스리기 위한 고구려의 비보 사찰
강원 평창 오대산 상원사 … 오만 보살이 수호하는 원시림의 가을 문턱
충북 괴산 덕가산 각연사 … 맑은 물소리에 짙어가는 단풍 숲
충북 영동 백화산 반야사 … 굽이굽이 붉게 물든 문수보살의 상주처
경북 문경 운달산 김룡사 … 토속성과 원시성을 간직한 이름 없는 산
경남 창녕 화왕산 관룡사 … 반야용선을 수호하는 아홉 마리 용
경남 김해 신어산 은하사 … 파사석탑의 전설을 간직한 가야 불교의 산실
경남 고성 연화산 옥천사 … 옛 가야 땅에 핀 화엄의 연꽃
광주 무등산 증심사 … 무등등의 세계 속에 든 천년 고찰
전남 순천 조계산 선암사 … 선종과 교종을 한 품에 안은 남도의 명산
강원 양양 오봉산 낙산사 … 상실 뒤에 자연의 가르침을 얻은 해안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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