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종헌 9조 2항 삭제 인준 논란 어떻게? (불교투데이 2009-04-14)   2009-04-16 (목)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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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종헌 9조 2항 삭제 인준 논란 어떻게?
“밀운스님 인준거부 요청 글 설득력 없다”


 찬성 62명, 반대3명 가결안 반대해서야

 “군신부 결혼 공인하는가?” 반문도


조계종 중앙중회에서 가결된 군법사의 결혼을 금지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종헌개정안에 대해 조계종 원로의원 밀운스님이 원로회의 인준을 거부하자는 내용의 문서를 각 원로의원들에게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종헌 개정안은 지난 3월 18일 열린 제180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찬성 62명, 반대 3명의 결과로 가결됐다.

주경스님이 대표발의한 종헌 개정안은 제9조 2항을 삭제하자는 내용이다. 제9조 2항은 ‘본종승려로서 종단이 지정하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자(군법사에 한함)는 독신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며, 임무수행의 완료와 동시에 지계구분을 재심하여 향유법계를 승서 또는 몰수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

즉, 앞으로는 군법사에 파견되는 승려는 결혼을 할 수 없으며, 결혼을 할 경우 군법사 자격을 박탁할 뿐만 아니라 승려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헌 개정 전에 결혼한 군법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조계종 중앙종회는 종헌 부칙조항에 △법 시행 이전에 군승으로서 혼인을 한 자는 자격을 유지한다 △군승 임무의 종료와 동시에 이미 품수한 법계와 자격 등을 재심해 재품수 또는 몰수하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따라서 현재 결혼한 상태에서 군법사로 생활하는 군승은 예외가 된다.

제9조 2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종헌 개정안은 찬성 62명, 반대 3명이라는 표결에서 알 수 있듯 시의적으로 요구되는 개정안이었다. 중앙종회에 상정되기 전 법제분과위원회에서도 별 다른 논란 없이 원안이 통과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이다.

주경스님을 비롯한 52명의 종회의원 발의자들은 개정취지에서 ‘1700여년 불조의 혜명을 이어온 전통 종단이 종헌 내에 독신 비구승의 군승 예외 조항을 인정한다는 것은 종단 정체성에 부적절하다’며 ‘원불교 및 타종단과의 구별이 모호해지며 결혼 후 종단 복귀가 불가능해 역량 있는 인재의 유출을 방관하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 취지 내용은 대부분 근거 있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결혼한 군법사들은 조계종 승려로서의 자격을 지니지 못해 군복을 벗을 경우 승복을 입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런 폐해를 막자는 게 이번 종헌개정안의 취지인 것이다.

무리 없이 개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종헌개정안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는데, 그 복병은 다름 아닌 원로회의 인준이다. 최근 조계종 원로의원 밀운스님이 각 원로의원들에게 ‘중앙종회 종헌개정 인준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배포하고 인준을 반대해줄 것을 에둘러 요청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밀운스님은 종헌 9조2항 삭제에 대해 “상기 종헌을 삭제하면 군포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1970년 조계종총무원은 군승준칙을 제정하면서 군승은 독신으로 한정했다가 장기 복무 지원자가 줄어들고 4년 의무기간 후 제대자가 많아 군승보충이 어려워져서 1998년 군승령 제정을 통해 준칙규정을 폐지’했던 예이다.

밀운스님은 이와 함께 군종교구장은 물론 군 법사들의 의견수렴 없이 종헌 개정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이유도 들었다. 밀운스님은 또한 군승기혼자 46명(34%)이 제대할 경우 장기복무 신청자가 없어 그 자리가 공백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밀운스님의 주장은 군포교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나, 종헌개정안 인준 반대에 대한 이유들은 그다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이와 관련 밀운스님의 글을 받은 한 원로의원 스님은 “밀운스님은 글에서 ‘군종 참모 10석 중 기독교에서 9석을 차지하고 있는 형편에 조계종에서 독신만 주장하고 종헌 9조 2항을 삭제하면 군 포교는 희망이 없다’고 역설했는데, 군 포교를 위해서 종지종풍마저 저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천주교에서 군 신부라고 결혼을 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주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원로의원 스님은 또 “다른 원로의원 스님들과 의견을 나눠본 결과 종헌 개정안의 개정취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견해는 많지 않았다”며 “다른 원로의원 스님들도 애종심이 지극해 군 포교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군승의 독신 예외 조항을 두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종헌개정안을 발의한 스님들도 “개정안을 낸 스님 중에는 군법사 출신들이 있어 군포교 현실을 십분 감안해 올린 것”이라며 “군포교의 현실이 암울한 것은 종단의 군포교 지원이 양적 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지 군법사의 결혼문제와 무관하다고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의자 스님들은 또한 “군종교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구니 참여 등 다각적인 군법사 충원 노력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것”이라며 “타종단과의 변별성을 위해서라도 군법사의 독신 예외 조항은 마땅히 삭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종헌개정안을 놓고 타종단의 군법사 참여가 더 소원해졌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군법사 임명권이 조계종에만 있는 만큼 군법사의 독신 예외 조항을 삭제할 경우 종지종풍이 달라 결혼을 인정하는 종단은 군법사 참여의 관문이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계종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청정비구 종단’이라는 종지종풍의 당위성과 군포교 활성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예외라는 목적을 놓고 결정을 해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이번 종헌개정안을 계기로 조계종이 고민해야 할 것은 군법사의 신분이 ‘군인’인가, ‘승려’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어려운 문제이나, 군법사라는 말에 알 수 있듯, 군인이면서 승려라는 게 정답일 것이다. 만약 두 가지 신분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면, 군대 내에서의 군법사의 위상도 유지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성(聖)이 속(俗)으로부터 존경과 숭앙의 대상이 되는 가장 큰 근거는 윤리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계종 중앙종회가 군법사의 독신 예외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유응오 기자 arche4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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