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장, 8일 기자간담회서 주장
“치유·휴양·명상·수목장 등 다목적으로 충분히 가능”
조계종 환경위원회, 소위 꾸려 기초작업 착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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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수목원을 설명하는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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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살리고 생태를 보전하는 종교로 국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멸종 위기의 식물뿐 아니라 불교 경전에 나타난 식물 보전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다.” “사찰림 관리와 사찰 조경식생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숲의 종교인 불교에서 사찰림을 활용한 다목적 수목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재일<사진> 사찰생태연구소장이 2월8일 간담회에서 밝힌 불교수목원의 필요성이다.
김 소장은 이날 지난해 불교수목원의 당위성을 정리한 보고서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전달했던 사실을 전하며 설립 주체를 명확히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이 가장 적임자”라고 못 박았다. 필요한 재원에 대해서는 “재원은 재무구조가 튼실한 조계종의 대형관광사찰과 다른 종단의 투자 형식으로 협연하는 방식을 취하고, 1천만 불자들의 성금이 보태지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정부 보조만 바란다면 실패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내놓았다.
불교수목원에 대한 그의 전망은 희망적이었다. 여건이 다른 종교보다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선 넓은 사찰림이 전국에 산재해 있어서 수목원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절반은 줄일 수 있다”며 “기존의 사찰림에다 조성하기 때문에 식물 식재비용을 다른 수목원에 비해 덜 든다”고 내다봤다.
수목원의 사업성에 관한 일각의 의문에도 답을 내놨다. 그는 “조성 후 입장료와 시설 사용료를 비롯해 묘목 판매, 기술과 연구 용역 등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조성 후 5년이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목원 개방은 완공 후 일시에 개방하는 것보다 쉬운 것부터 3단계로 수익 창출이 빠른 것부터 해야 한다”며 “치유, 휴양, 명상의 숲, 수목장 조성이나 숲생태교육원 운영 등은 먼저 개방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불교수목원의 청사진을 설명하던 그는 ‘허브수목원’ 등 한 가지 테마를 특성으로 하는 수목원을 거부했다. 그는 소규모의 테마수목원이 아닌 1600만㎡(약 50만평) 이상의 ‘수목원+휴양림’ 형태의 다목적 종합 수목원을 제안했다.
그는 적정 부지로 아열대식물원과 편백 삼나무 숲 조성이 가능한 충남과 전라도 지역을 꼽았다. 또 연평균 기온이 따뜻하고 해풍의 영향이 미치는 지역으로 수도권에서 왕복 5시간 내외의 곳이 적당하다고 분석했다.
다목적 역할을 해야 하는 불교수목원의 기능을 그는 두 가지로 압축했다. 수목원 본연의 기능과 휴양림이 그것. 첫째 양묘원과 육종장을 둬 각종 식물들을 재배, 생산, 분양하는 ‘생산의 숲’과 국내에 자생하는 화본류와 목본류를 식재한 ‘관람전시의 숲’, 보리수를 신앙목으로 식재한 ‘불교수목원’ 등이다. 그는 “휴경지에는 1만 불자들이 ‘내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면 서울 양재동의 ‘시민의 숲’처럼 돈을 들이지 않고 ‘만인의 숲’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를 두고 사찰림 보전과 관리, 동식물 생태보전 연구를 수행하는 ‘사찰생태연구원’ 설립도 제안했다. 이 밖에 수목원 본연의 기능으로 ‘산림박물관(불교의 숲 지킴 역사)’, ‘생태습지원’, ‘야생동물원’, ‘숲생태교육원’ 등 예로 들었다.
그는 또 휴양의 기능으로 휴양, 치유, 명상, 안락을 들며 걷기 산책로, 편백 삼나무 중심 숲, 걷기명상을 위한 명상 숲길 등의 조성을 말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숲을 그대로 이용하는 수목장 사업의 병행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계종 환경위원회에서는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불교수목원을 안건으로 상정, 소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사업 기초단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이병인 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은 “불교에서는 다음어지지 않은 보물이 바로 사찰림”이라며 “이 자산을 수목원으로 특화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한 사찰당 500~800만평의 사찰림을 소유하고 있다”며 “교구본사 한 곳이라도 의지를 갖는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장이 예정에 없던 이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유는 “마음이 급한” 탓이다. 그는 지난해 말 국립암센터의 주치의가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현재 항암치료도 받지 않고 있다. 때문에 ▲불교수목원 ▲경전 속의 식물 관련 도서 출판 ▲보리모니터회를 통한 불교계 기자 연수 프로그램 등을 죽기 전에 이루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