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 국제정책 세미나(불교신문 061211)   2006-12-11 (월) 22:42
정범스님   8,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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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 국제정책 세미나

- “현지 언어와 정서로 불교체험 기회 확산”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불교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난해에 이어 제 2회 국제정책세미나를 열었다. 내년부터 국제포교를 종단 주요 전략사업으로 선정한 총무원은 이번 세미나에서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등 3개 지역내 한국불교 포교 및 교류방안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세 지역의 독특한 특성에 따른 한국불교 세계화 방안을 발제문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호주 한국불교 현황과 문제 / 기후스님

호주 정법사 주지

“해외포교법 제정 등

체계적 접근이 필요”

1986년 호주 시드니에 첫 불자모임이 창립된 이래 현재 한국사찰은 3곳 뿐이다. 한국 교민 5만여명이 살고 있는 시드니에 한인교회가 183개가 있는데 비하면 한국불교의 열악한 현실은 여실히 드러나는 형국이다.

현지인 포교의 문제는 무엇보다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과 체계적이고 충분한 사전교육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적절한 포교책자 발간과 일상생활과 연계되는 부분에 포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현지법과 한국법(실정법과 종단법)이 상충되면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서도 향후 상당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에 있는 호주인이 세운 불교도서관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인불자의 말에 따르면 ‘명상 6주 프로그램’은 매주 50여명, ‘교리강좌 8주 프로그램’은 100여명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언어가 통하고 그들의 정서와 정신적인 욕구를 잘 이해할 수 있다면 한국사찰에도 상당수의 현지인이 올 수 있을 것이다.

또 해외포교 방법론에 있어서 전제돼야 할 조건은 참신한 수행자와 함께 재정적 뒷받침이다. 지금처럼 개개인의 의사와 반연(絆緣)으로 해외포교라는 명분을 내세워 실속없는 왕래만 계속한다면 도리어 한국불교의 위상을 추락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 안목으로 종단 해당 부서에서 해외포교법을 성안하여 종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포교 활성화를 위한 제안 / 진월스님

동국대 선학과 교수

“간화선 보급.시설 확충에 집중”

미국에는 대략 100여개의 한국 사찰과 선원이 있으며, 스님은 150여 명 정도가 사찰에 거주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스님이 없이 법사들이 운영하는 곳도 로스앤젤리스의 법보선원과 법화홍통원, 달라스의 보현사, 새크라멘트의 영화사, 뉴욕의 금강선원 등이 있다.

전체 사찰 중 약 80%가 조계종단에 속하며, 여기에 출석하고 있는 신도수는 로스앤젤리스와 뉴욕지역을 기준으로 볼 때 각각 700명과 600명 정도만이 정기법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른 종단으로는 보문종이 3개, 진각종이 2개, 태고종이 1개, 불승종이 1개가 있고, 종단소속이 없는 사찰도 10여개에 이른다.

불교신행단체로는 로스앤젤리스의 달마법우회, 조계종 포교사단, 정토회, 해인회, 상록회 등이 꾸준한 모임과 활동을 하고 있고, 언론으로는 미주불교방송과 한미불교문화TV가 있다. 언론출판으로는 월간 현대불교가 1989년부터 발간되고 있고, 현재 가청지역이 넓지 않아 불교방송을 중단하고 ‘구름 걷힌 햇살’을 격월로 발행하는 뉴욕불교진흥재단, 김자원 씨가 진행하는 불교방송, 곽재환 씨가 사장을 맡고 있는 뉴욕불교TV가 있다.

또 사회봉사기관으로는 한마음선원에서 운영하는 자비원이 있고, 불국사 성해스님이 1989년부터 시작한 맨하탄 퍼레이드를 전문으로 하는 ‘뉴욕불교국제봉축위원회’가 있다. 현대불교에서는 ‘UN/DPI-NGO’ 정기모임에 꾸준하게 참석하고 있고, 미주에 연꽃보급 운동을 하고 있다. 시카고에는 불교신행회, 불교실업전문인협회, 불교연구원이 있다. 스님들의 단체로는 남가주사원연합회, 서부승가회, 대한불교조계종 뉴욕불교사원연합회, 미동부승가회 등이 있다.

미국에서 한국사찰 역할은 순수한 포교는 물론, 이민자의 정착을 돕는 일, 정신적인 귀의처, 수행지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돕는 일 등이 기대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립시켜 주는 일이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민 생활이 길어질수록 한국의 사람들과 생각과 관점이 달라진다. 1.5세나 2세들은 정체성이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미국 땅에서 살면서 한국인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가지려면 한국의 언어, 역사, 문화, 철학, 풍습 등을 잘 알아야 한다.

한국적인 문화와 풍습의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으로서 사찰이 한국인의 정체성 확립에 큰 역할을 하여야 하는데도 한국어와 문화 관련 학교를 운영하는 사찰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현지상황과 수요 및 기대에 부응하는 문화 프로그램의 준비와 제공으로 포교의 효율화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사찰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국내 포교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조계종 정체성의 긍정적 측면과 그의 실용적인 면을 개발하여 부각시키는 홍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인이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영어로 된 한국불교 관련 자료의 준비와 그의 확산이 요구된다.

또한 한국문화 특히 불교문화 즉 조계종에 대한 연구의 기회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조계종 정체성의 주요부분인 ‘간화선’ 수행방법의 보급과 체험기회를 갖도록 수련시설의 확충과 개방에 역량을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이밖에도 한미교류 및 구제활동 참여를 강화시키기 위해 재난구제활동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현지포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포교 인력 및 재력 확보 등의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유럽포교 활성화를 위한 제안 / 이동호 소장

발틱연구소장

“인터넷 통해 한국불교 알려야”

유럽에서의 한국불교 현황은 숭산스님의 관음선회와 베를린 국제선원, 이탈리아 묘탑사 정도가 현지화된 본보기다. 기타 언급한 절이나 단체는 대부분 한국 교민이나 주재원, 유학생을 위한 신행공간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 현지화된 불교 단체에 비해 교민이나 주재원, 유학생을 위한 신행공간은 많은 경우 한국내로부터의 지원과 관심속에 존속되고 있으며 스스로 자립하여 제대로 된 모습의 법당이나 선센터, 또는 사찰로서의 성장 발전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유럽인들이 바라보는 한국 불교는 몇몇 불교학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여전히 생소한 모습이다. 유럽 불교계에서도 한국 불교를 이야기 할 때는 대부분 숭산 스님께서 이루어 놓은 관음선회를 떠올리며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최근에는 몇몇 유럽의 불교학자들이(예를 들어 영국 런던의 카렐 베르너 교수) 한국 불교를 알기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유럽불교학자들은 티벳이나 일본, 스리랑카, 태국, 대만 불교에 관심이 많다. 한마디로 유럽에서 한국 불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가 알릴 필요가 있는 그런 단계이다.

이처럼 유럽 내 한국불교의 포교가 부진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지에서 포교하는 책임자, 즉 스님이나 법사님들의 현지 언어 및 문화에 대한 준비와 이해의 부족이다. 최소한, 현지 언어는 못하더라도, 차선책으로 영어는 구사할 수 있어야 포교의 출발이 될 수 있다. 물론 다년간 현지 언어를 준비하여 굳은 포교의 원을 세워 스스로의 수행과 불교 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함은 최소한 갖추어야할 조건이다.

둘째 대부분의 자생적인 불교단체를 살펴보면, 초기 착근까지의 최소 10년 동안의 어려운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주로 재정적인 자립도 주요한 이유가 된다. 한국 사회와 달리 유럽은 스스로 보시하는 정도가 그리 높지 않고 주로 수련회나 법회에 참가비를 내는데,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데는 그리 쉽지가 않다. 따라서 초기 10여년 가량은 착근까지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대 필요하다.

셋째 한국 불교와 관련한 자료의 절대 빈곤이다. 국내에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유럽어가 아니더라도, 영어로라도 우리 불교를 알릴 수 있는 서적 출간과 보급이 절실하다. 이러한 것은 어느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이며, 따라서 종단이나 대학교, 연구소, 불교재단, 기업 등과 정부 측(문화부, 교육부 등)이 긴밀한 합동 기구를 만들어 조직적,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넷째 유럽 현지로 나아가서 포교하려는 스님이나 법사님들의 수가 절대 부족하다. 따라서 유럽 현지에서 한국 불교를 포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대부분의 스님이나 법사님들, 그리고 조계종단도 유럽지역에 한국불교를 알리고 포교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국내에서 안주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세계와의 교류, 협력을 통하여 국내 불교를 더욱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상호 소통적인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럽에서 한국불교의 포교방안을 제시한다면, 한국불교 수행방법론을 강조하고 한국문화와의 교류기회를 확대시키고 인터넷을 통한 포교방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이다.

정리=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286호/ 12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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